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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생충’, 이제 K무비도 미국으로 수출하는 한류 콘텐츠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아카데미 4관왕의 주역 ‘기생충’은 국내에서 1008만여명의 관객을 동원해 역대 26위에 올라있다. 1위는 1761만여명을 확보한 ‘명량’이다.

영화 ‘기생충’의 매출액은 ‘명량’에 비해서는 크게 떨어지지만 해외 매출까지 합치면 국내영화중 역대 매출 1위다. ‘기생충’이 북미에서만 올린 매출만도 10일 현재 3547만 달러(약 390억 원)이며, 월드와이드 박스오피스 매출은 1억6536만 달러(약 1818억원)를 기록하고 있다.

연합

‘기생충’이 아카데미상 작품상을 포함한 4관왕 수상을 계기로 북미 흥행은 제법 오래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북미 상영관은 총 1060개다. 북미 박스오피스 매출은 북미에서 개봉한 역대 외국어 영화 중 흥행 6위의 대기록이다. 종전 6위는 2001년에 개봉한 ‘아멜리에’인데, ‘기생충’이 조만간 이 기록을 넘어 몇 위까지 오를지도 관심거리다. 자막이 있는 영화를 유독 싫어하는 북미 관객들의 반응치고는 극히 이례적이다.

일본 흥행도 크게 성공하고 있다. 지난 1월 10일 ‘패러사이트, 반지하의 가족’이란 제목으로 개봉한 ‘기생충’은 일본 누적관객 100만 명을 훌쩍 넘어섰다. ‘기생충’이 개봉된 국가는 미국, 프랑스, 호주, 러시아, 독일, 스페인, 터키, 이탈리아, 브라질, 스웨덴, 멕시코, 일본, 인도, 영국 등 총 67개국이다.

원래 영화는 대중음악과 드라마에 비해 수출 콘텐츠로는 미약했다. 음악은 언어를 몰라도 5분만 들으면 정서와 감성을 이해할 수 있다. 내러티브 콘텐츠인 드라마와 영화는 생산된 국가의 토양과 정서에 대한 이해가 없다면 관심을 가지기 힘들다. 영화가 드라마보다 해외로 수출되기에 더 어려운 이유는 돈을 내고 극장에 가 봐야한다는 점 때문이다. 한류상품으로서의 영화는 태생적으로 한계를 가지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기생충’이 그 어려운 길을 열어주었다. K-무비도 서양까지 수출하는 한류 상품으로서의 매력을 확인했다. 이제 한국영화를 서양권에 수출해 큰 수익을 올리는 날도 멀지 만은 않았다. 봉준호 감독은 한 인터뷰에서 “이것 하나로 영화산업이 다 바뀌지는 않겠지만, 자극을 주는 사건이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오히려 북미 관객들이 ‘기생충’을 보고 코리안 컬처에 대한 관심이 생겼다. 한국이라는 나라의 문화 수준을 높여주는 역할을 한 셈이다. 방탄소년단의 빌보드 기록 경신으로 미주에서 K팝에 대한 관심이 커져갔듯이, ‘기생충‘의 선전으로 한국영화가 미국과 유럽, 아시아에서도 큰 관심을 받을 전망이다.

봉 감독은 “영국(바이어)도 ‘기생충’을 하나도 안 바꾸고 리메이크 해도 되겠다고 했고, 홍콩에서도 (영화를 보고) 자기들과 비슷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빈부격차와 계급갈등은 세계의 보편적인 주제이며 ‘기생충’은 이를 창의적으로 제시했다. 한국적 상황을 담고 있으면서도 보편적 공감대를 형성시켰다.

넷플릭스와 디즈니+ 등 대형 OTT로 인해 영화와 드라마의 경계가 점점 더 허물어져가는 상태다. 이럴 때일수록 영화, 드라마 할 것 없이 메시지가 분명하고 작품성을 갖춘 콘텐츠를 많이 제작해 세계와의 문화 경쟁에 나서야 한다. ‘기생충’은 그런 생태계에 가장 잘 적응할 수 있는 영화이자 경쟁력 높은 콘텐츠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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