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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종 코로나 사태로 국제유가 급락세 지속…하지만 국내 판매가엔 ‘찔끔’ 반영

[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국제유가가 급락하고 있으나, 국내 휘발유 등 유가는 소폭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국제유가가 급등할 때에는 정유사와 주유소들이 신속하게 가격에 반영하는 반면, 국제유가가 하락할 때에는 시차를 두고 천천히 반영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그동안 국내 물가 안정과 서민부담 경감을 위해 국제유가 하락시 국내 유가 반영도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실시했지만,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셈이다. 코로나 사태로 경제불안 심리가 확산하는 가운데 서민들의 부담을 경감하기 위한 정부와 업계의 보다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한 셈이다.

8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올해초 미국이 이란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살해하면서 배럴당 70달러 가까이 치솟았던 국제유가는 미-이란 간 전면대결 회피 및 신종 코로나 사태로 급락세를 보여 고점대비 20% 가까이 급락했고, 코로나 사태 확대로 하향 안정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최근 유가는 배럴당 50달러에 근접, 40달러대 진입 초읽기에 들어갔다. 7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3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일대비 1.2%(배럴당 0.63달러) 떨어진 50.32달러에 머물렀다. 이번주 2.4% 하락했으며, 주간 단위로는 5주 연속 하락한 것이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주요 투자기관들은 신종 코로나 확산 우려가 유가에 강한 하방압력으로 작용하는 반면, 리비아 반군의 유전 폐쇄나 이란과 이라크 내 시위 등 중동 정정불안의 영향은 제한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한 중국 및 글로벌 경제 위축 및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가 큰 반면,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은 과거 학습효과 등으로 만성적인 리스크로 인식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경제 펀더멘털에는 큰 영향을 미치진 않겠지만, 추가 확산 우려가 커 성장률 둔화 경로 등으로 항공유를 비롯한 원유 수요 전망치가 하향조정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미국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바이러스 확산으로 글로벌 원유 수요가 하루 26만배럴 줄어 배럴당 3달러의 유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 2003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발생 당시엔 원유 수요가 하루 16만배럴에 불과했으나, 당시 유가는 단기간내 20% 이상 급락했다.

이런 가운데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감산 기간 연장과 함께 추가 감산을 고려하고 있다. OPEC은 기존의 감산합의를 6월까지 최소 3개월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가운데, 로이터는 알제리 에너지장관이 3월초 예정된 OPEC 회의를 2월로 앞당길 가능성이 높다고 발언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이 중국 석유수요 위축에 미치는 영향이 커질 것으로 판단될 경우 감산 규모를 현재의 170만배럴에서 220만배럴로 확대하는 방안을 고려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국내 유가는 소폭 하락한 상태다. 이번주 국내 주유소 휘발유 판매가격은 리터당 1563.3원으로 고점을 기록했던 1월 네째주(1571.2원)에 비해 5.0%(7.9원) 내린 상태다. 경우도 리터당 1391.2원으로 고점을 기록했던 1월 세째주(1400.9원)에 비해 6.9%(9.7원) 하락하는 데 그쳤다.

국내 유가는 휘발류 가격을 기준으로 지난해 11월 평균 판매가격이 리터당 1535.7원까지 하락했으나 연초 중동정세 불안으로 국제유가가 일시 급등하자 1월에 1570원대로 치솟았다. 하지만, 이후 국제유가가 급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정유업체들은 판매가격에 충분히 반영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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