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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종 코로나 초비상] 접촉자수 급증…‘자가격리’ 관리체계 실효성 의문
일상·밀접 접촉자 구분 없이
모두 ‘접촉자’로 관리체계 전환
10번·11번·13번 확진 환자들
이동동선 파악 쉽지 않아 비상

방역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환자 접촉자 전원에 ‘자가 격리’ 조치를 취한 가운데 자가격리 접촉자가 눈덩이 처럼 불어나면서 조치가 제대로 이뤄질지 실효성이 의문시되고 있다. 자가격리가 자칫 허술하게 관리될 경우 신종 코로나 확산이 걷잡을 수 없이 빨라질수도 있는 상황이다.

4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부터 일상·밀접 접촉자 구분없이 모두 ‘접촉자’로 관리하는 체제로 전환하고 확진자 2m 내 접촉시 2주간 자가격리에 들어가도록 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지침’이 시행된다.

접촉자 전원을 자가격리하고 1대1 관리를 하겠다는 것인데 문제는 접촉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어 자가격리가 제대로 관리될 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환자 국내 접촉자는 3일 오전 9시 기준으로 913명으로 불어났다. 확진자 가운데 10여일 넘게 지하철 택시 등을 타고 의료기관 약국 대형마트 면세점 등을 돌아다닌 사례가 속속 드러나면서 접촉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12번 환자(48세 남성, 중국 국적)의 경우 지난 1월 19일 일본에서 입국한 뒤 확진 전까지 10여일 넘게 일상생활을 하면서 서울, 경기, 강원 등 곳곳을 돌아다녔고 1월 23일, 1월 25일, 1월 27일, 1월 28일에 이어 1월 30일까지 여러 차례 의료기관이나 약국을 방문하기도 했다. 이 환자는 1월 20일에 지하철을 타고 서울 중구의 한 면세점(신라면세점 내 구찌, 루이비통 매장)을 방문한 사실도 확인됐다. 방역당국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12번 환자의 접촉자만 총 361명에 달한다. 전날 조사 결과(138명)와 비교해 223명 늘어난 것이다.

12번 환자의 부인인 14번 환자(40세 여성, 중국 국적)은 지난달 29일 오후 10시께 감염증 의심 증상이 나타난 뒤 같은달 30일 오전 택시를 타고 부천보건소 선별진료소를 갔다가 오후에는 시내의 순천향대학교 부속 부천병원을 찾은 뒤 이마트 이마트 부천점에 들르기도 했다. 방역당국은 이 여성의 접촉자수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접촉자수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여기다가 지난달 31일 확진된 10번 환자(54세 여성)와 11번 환자(25세 남성), 2일 확진된 13번 환자(28세 남성)에 대해서도 접촉자 파악을 위해 이동 동선을 조사중에 있어 접촉자수는 눈덩이처럼 수백명 단위로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접촉자 파악이 쉽지 않아 슈퍼 전파자를 놓치는 틈이 생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접촉자 자가격리가 제대로 진행될지도 의문이다. 방역당국은 자가 격리를 할 때는 보건소, 읍면동사무소 공무원 중 담당자를 일대일로 지정해 관리·지원하고 자가격리에 따른 생활지원비 또는 유급휴가비용도 지원하기로 했다. 격리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에는 형사 고발해 300만원 이하의 벌금 등 벌칙을 부과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얼마든지 틈이 생길 수 있어 실효성이 의문시된다는 지적이다.

의료계의 한 관계자는 “자가격리 접촉자가 향후 기하 급수적으로 불어날 것으로 에상되는 만큼 이 가운데 돌출행동을 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며 “사상 초유의 신종 감염병에 맞서 정부가 입국 제한 등과 같은 제도와 시스템으로 막는 것이 더 중요한데 성숙한 시민의식에만 기대야 한다는 점에서 위험천만한 리스크를 떠안는 측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김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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