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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경 넘은 M&A①] 최근 3년간 20조원 육박
삼성 SK LG 등 주요 그룹 인수사 분석
반도체·바이오·유통·게임 등 업종 인수 활발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국내 주요 그룹의 최근 3년간(2016~2018년) 해외 기업 인수합병(M&A) 규모가 20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격적 M&A를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을 거듭하겠다는 전략이다.

헤럴드경제는 최근 크로스보더 아웃바운드 딜(국내 기업의 해외 기업 인수)의 성격을 분석하기 위해 삼성, SK, LG, CJ 등 국내 그룹이 2016년에서 2018년 사이 인수한 주요 해외 기업 17곳에 대한 투자 금액과 인수 목적, 인수 후 통합(PMI) 과정 등을 조사했다. 그 결과 3년간 총 19조3000억원이 투자됐으며, 대형과 소형 M&A 간 규모 차이가 있지만, 피인수된 1사당 인수 금액은 평균적으로 1조1400억원에 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업종별로는 반도체, 유통, 게임 등 국내 기업들의 주요 사업부문에서 이뤄진 인수 건이 많았지만, 바이오·제약이나 자동차 전장 등 미래 먹거리를 정조준한 인수 사례도 두드러졌다.

사업 기회가 제한적인 국내에서 눈을 돌려 해외에서 먹거리를 찾는 것이 기업의 성장 공식으로 자리잡은 것은 오래지만, 최근에는 그룹의 미래 방향성을 선포하는 대형 M&A들이 새로운 대열을 이루고 있다는 평가다. 대규모 딜을 통해 그룹 분위기를 쇄신하고 방향성을 제시하는 경영인들의 의지도 엿볼 수 있다.

또 기술 주기가 짧아진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성공 가능성이 불투명한 연구개발(R&D)에 막대한 시간과 자원을 투입하기보다, 이미 성공한 알짜 기술기업들을 사들이는 것이 효율적이란 판단도 최근 아웃바운드 딜 급증 배경 중 하나로 꼽힌다.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해 인수 기업의 국적은 기술 경쟁력이 뛰어난 미국이 압도적이었고, 중국과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들도 눈에 띄었다.

한편으로는 국내 중견·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은 활발하지 못하다는 것이 한계로 분석됐다. 다수의 크로스보더 딜에 참여해 온 한 로펌 관계자는 “최근까지 국내 기업의 아웃바운드 딜은 모두 삼성, SK, 롯데 등 글로벌 대기업으로 불리는 그룹들에게 한정된 일”이라며 “중견기업들만 해도 해외에서 성장 동력을 찾아 나설만한 경험이나 여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인수 후 성공적인 PMI도 남은 과제다. 사업 구조부터 문화까지 다른 해외 기업을 사들여 통합 조직으로 탈바꿈하는 데 기업들은 인수 자체보다 더 큰 공을 들이고 있다. 적게는 수백억원 많게는 조단위까지 베팅한 만큼 빠르게 실적을 끌어올려 투자금을 회수하고 새로운 캐시카우로 성장시키는 것 또한 숙제다.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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