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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종 코로나 중국 전역 확산, 반도체 부품 공급 차질 시간문제…골든타임 4~5주
D램·낸드 재고 4주~5주뿐
부품·소재공급 차질땐 2~3개월내 공장 멈출수도
더 큰 문제는 스마트폰·TV등 완제품 공장 가동 중단 장기화
반도체·패널 정상 생산한다 해도 납품 안받을수도
배터리도 원자재 공급 중단땐 2~3주내 공장 스톱
업계 글로벌 생산량 재조정 등 시나리오별 대응책 부심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내부. [삼성전자 제공]

[헤럴드경제 유재훈·천예선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 전 세계로 급속히 확산하면서 사태가 장기화해 소재·부품 공급망이 붕괴될 경우 국내 반도체 업계가 버틸 수 있는 기간은 한 달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의 창고에 쌓여있는 D램과 낸드플래시 재고가 4~5주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인 데다 소재와 부품 수급이 통상 2~3개월 단위로 이뤄지는 점을 감안할 때 수백개의 반도체 공정 중 단 한 개라도 차질을 빚을 경우 중국내 공장이 2~3개월 내 정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메모리반도체 생산이 정상적으로 이뤄진다해도 핵심 고객사인 중국내 스마트폰, TV, PC업체의 조업중단 장기화로 납품이 지연돼 실적악화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배터리 업계 역시 중국산 원자재 공급 중단시 2~3주내 공장 가동이 중단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소재와 부품 조달이 타격을 받을 경우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소재 비축량이 2~3개월 단위로 이뤄지기 때문에 생산 차질은 물론 최악의 상황에는 가동 중단 사태까지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이에 글로벌 생산기지 생산량 재분배 등 산업계는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는 모습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현재 D램과 낸드 플래시 재고가 4주~5주 정도 남아있다”며 “1달 정도는 버틸수 있겠지만, 반도체 부품과 소재 공급이 짧게는 주단위로 이뤄지고 있어 수백개 공정 중 한 개라도 차질이 생기면 생산이 안될 수 있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 광저우 OLED 공장 전경 [LG디스플레이 제공]

현재 국내기업의 중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공장은 대부분 '최소인력'에 의지한 '정상적으로' 가동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공장은 한번 가동이 멈추면 피해가 막대하기 때문에 24시간 돌려야 한다. 반도체 공장의 경우 하루 가동 중단시 수천억원, 디스플레이는 수백억원 대의 손실을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시안(산시성)공장과 SK하이닉스 우시(장쑤성) 공장은 외연상으로는 차질없이 가동 중이다. 하지만 삼성디스플레이 쑤저우(장쑤성) 공장과 LG디스플레이의 광저우(광둥성) 공장은 최소인력으로 가동하고 있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확진자가 발생하면 책임을 강력하게 묻겠다고 해 최소한의 인력으로 가동 중”이라며 “현재까진 가동률에 변화가 없지만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생산량에 차질이 생길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만에 하나 지역정부가 가동중지 명령을 모든 사업장에 일괄 적용하면 인위적으로 공장을 세워야 해 중국외 글로벌 기지 생산량 재분배 등 대응책을 고심 중”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부품·소재 공급망 붕괴에 따른 가동 중단 뿐 아니라 현지 완제품 생산공장 중단이 장기화해 생산해봐야 납품이 지연돼 손실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공장이 멈추기 전에 반도체를 공급받는 중국내 스마트폰, PC, 서버, TV 등 세트(완제품) 업체가 먼저 중단될 것”이라며 “중국내 반도체 생산량은 대부분 현지에서 소비되는 만큼 세트공장이 멈추면 만들어봐야 공급을 못하게 되는 상황이 빚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세계 최대 EMS(전자기기 위탁 생산 서비스) 지역인데 세트업체의 조업 중단이 장기화하면 수급 차질은 물론 글로벌 IT·전자 시장이 활기를 잃어 실적에 악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LG화학 중국 난징 배터리 공장 전경[LG화학 제공]

중국 현지업체들을 통해 분리막, 양극재 등의 원재재 공급을 받는 배터리 업체들의 위기감도 한층 고조되고 있다. 글로벌 배터리 공급량이 폭증하며 타이트한 생산 캐파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원자재 수급이 차질이 빚어진다면 불가피하게 공장을 멈출 수 밖에 없는 상황까지 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LG화학, 삼성SDI 등은 아직까지 난징과 시안 등 중국 현지 배터리 공장을 정상적으로 가동하고 있다. 당장 배터리 수주한 완성차 업체들에 공급해야 할 물량들이 쌓여있기 때문이다. 덩달아 최근 춘제 연휴 기간에도 중국내 원자재 공급업체까지 쉬지 않고 국내 배터리 업체에 원자재를 공급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이처럼 빡빡한 생산시스템 탓에 각 공장에 쌓여있는 재고 물량은 많지 않을 것으로 보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일각에서는 중국 내 원자재 업체들이 올스톱되거나, 현지 물류시스템 마비로 원자재 공급이 중단될 경우 공장별로 차이는 있겠지만 2~3주 내에 생산라인 가동이 어려워질 것으로까지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원자재 재고 물량을 쌓아두기 힘들 정도로 바쁘게 제품생산이 이뤄지고 있어, 현 사태가 심각해질 경우 자의와 관계없이 공장을 세워야할 수도 있다는 게 배터리 업체들의 고민”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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