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팀장시각] 우한 폐렴이 불러온 총선 관람 포인트 세 가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우한 폐렴에 온 나라가 싱숭생숭하다. 여의도 정치권도 물론 예외일 수 없다. 당장 80여일 후 총선이라는 거대 이벤트를 앞둔 상황에서, 예상치 못한 중국발 바이러스 창궐은 정치인들의 머릿속을 한층 복잡하게 만든다.

우선 선거운동 방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길게는 올여름까지 계속될 우한 폐렴은 사람과 사람의 접촉, 대규모 인력이 모이는 군중집회와 상극이다. 투표일 직전까지 한 사람이라도 더 만나, 이야기를 듣고 악수를 나눠야만 하는 선거철 정치인들에게는 말 그대로 치명적인 상황이다. 실제 선거 현장에서는 벌써 변화의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지하철역 입구나 시장, 상가 등 유권자들을 많이 만날 수 있는 곳에서 유세하면서도, 예전과 같은 악수와 근접 접근 후 인사 대신 피켓을 들고 멀리서 인사하는 방식이 등장했다. 또 선거 유세전의 시작을 알리는 지역구 선거사무소 개소식도 생략하는 예비 후보자도 상당수다.

유세 필수 코스인 마을 경로당 방문과 인사도 이번 선거 과정에서는 보기 힘든 모습이 되고 있다. 남들보다 더 부지런히 인사 다니는 모습을 연출하는 전통적인 선거 운동이 이번에는 자칫 눈치없고 예의없는 몰상식이 될 수 있다는 위기 의식이다.

각 당 지도부들도 이런 이례적인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전날 예비후보들에게 우한 폐렴에 따른 선거운동시 유의 수칙을 배포했다. “악수보다는 따뜻한 눈인사를 먼저”, “악수를 청하는 유권자에게는 감염 예방을 위해 악수 자제 중임을 설명할 것” 등을 조언했다. 선거운동시 마스크 착용과 다중 인구 밀집지역 유세 자제, 당원 대회 등의 연기도 권고했다.

소위 전통적인 오프라인 중심 선거 운동이 축소되는 것이다. 이는 온라인, 모바일 선거운동에 의존도가 높아짐을 뜻한다. 지역 유권자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고, 페이스북과 트위터, 카카오톡으로 시도때도 없이 후보자의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 최근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유투브 동영상의 선거 운동 활용도 한층 심화될 전망이다.

문제는 역시 부작용이다. 잘못된 정보, 심지어 고의로 조작된 거짓 정보, 흑색 선전은 시공을 초월한 온라인과 모바일에서는 한층 더 큰 파급력을 가진다. 이를 바로잡는 해명이나 법적 제재, 기존 언론의 보도는 항상 한 발 늦기 때문이다. 한두달 사이 짧은 시간에 승패가 갈리는 선거전의 특성을 감안하면, 원하든 원하지 않았든 나쁜 후보자가 선의의 후보자를 이기는 구축 효과가 이번 총선에서 극에 달할 수 있다.

이런 선거운동 변화는 각 당 후보 고르기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여야 모두 ‘물갈이’, 그리고 ‘젊은 신인 등용’ 여부가 이번 총선 승패를 가를 것이라며 저마다 개혁 공천을 말해왔지만, 정작 진짜 후보는 인지도 높은 중진과 기존 정치인의 몫이 될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부지런히 발로 뛰는 선거가 불가능해진다면, 각 당은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좀 더 높은, 당선 가능성이 큰 후보를 고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역 후보자 중심의 국지전이 아닌, 중앙당 차원의 거대 담론과 논쟁이 앞서는 대선 같은 총선 가능성을 점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매스미디어 그리고 모바일 개인 미디어 중심 이미지 전쟁이다. 총선이 대선처럼 치러지는 것이다.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