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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활용으로 탄소 저감까지"…세계로 수출되는 기타큐슈式 프로젝트
[글로벌 재앙 미세먼지 국부보고서: <2> 일본 하]
기타큐슈시 에코타운에 입주한 형광등 재활용 업체 'J·RE-LIGHTS'의 공장 입구. '한정된 자원을 소중히 다루고 싶다. 순환형 사회 형성을 위해 노력합니다'라는 글귀가 적혀 있다. [최준선 기자/human@heraldcorp.com]

[기타큐슈(일본)=최준선 기자] 쓰다 버린 형광등으로 가득찬 1t 무게의 포대를 지게차가 공장으로 싣고 들어왔다. 직원들은 앞서 들어온 포대에서 원형과 봉형 형광등을 구분해 작업대에 올리고 있었고, 자동화 벨트는 이를 파쇄기로 옮겼다. 금속 소켓은 자석에 의해 걸러지고, 부서진 유리 조각은 수은 제거를 위해 초산 탱크와 중화용 알칼리 용액 탱크를 지나게 된다. 모든 공정을 거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4시간. 어느새 벽돌과 단열재 등의 원재료로 탈바꿈한 형광등이 새 포대에 담겨 재활용을 기다리고 있었다.

지난 17일(현지시간) 일본 기타큐슈 시내에서 차로 약 20분을 달려 도착한 에코타운(Eco-town). 여의도 7배 면적에 달하는 이곳 에코타운에서는 형광등 재활용 업체 'J·RE-Light'를 비롯한 26개 기업이 입주해 27개 사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재활용 대상은 건설혼합폐기물, 비철금속, 자동차, OA(복사기, 프린터, PC 등) 등 다양하다. 에코타운은 실제 공장이 자리한 산업단지 뿐만 아니라 다수 대학과 연구기관이 참여하는 연구 구역까지 포함하는데, 여기서는 60가지 실증 연구가 추진 중이다. 모두 '쓰레기를 하나도 배출하지 않는다'는 개념의 '제로 에미션(emission)을 위한 노력들이다.

에코타운은 기타큐슈시가 1980년대 대기오염을 해결하면서 쌓은 기술력과 인프라를 활용해 성공시킨 또 하나의 환경 개선 프로젝트다. 기타큐슈 에코타운은 1997년 건립됐다. 페트병 등 용기포장과 관련한 리사이클법 시행이 계기가 됐다. 법 시행 이후로는 기업이나 소비자에게 재활용과 관련한 비용 측면의 책임이 부과됐고, 이로써 지방자치단체로서가 폐기물을 적극 수거할 유인이 생겼기 때문이다. 1997년 이후 현재까지 일본 전역에서 조성된 에코타운은 총 26곳. 공업도시로서 재활용 사업의 원재료인 폐기물을 많이 배출하는 기타큐슈는 그중에서도 집적 효과를 가장 크게 누렸다.

기타큐슈시 에코타운 전경. 1997년 설립된 자원 순환형 산업단지 에코타운은 '쓰레기를 하나도 배출하지 않는다'는 개념의 '제로에미션'을 궁극적 목표로 설립됐다. [기타큐슈시]

재활용 산업 단지로서 태동한 에코타운이지만, 최근 들어서는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 효과로도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기타큐슈시에 따르면 지난 2016년 기준 기타큐슈 에코타운의 이산화탄소 저감효과는 약 43만3000t으로 추산된다. 제품을 재활용하지 않고 폐기했을 때 발생했을 이산화탄소 배출량(50만3000t)에서 재활용 과정에서 배출한 이산화탄소량(7만t)을 제외한 규모다. 기타큐슈시 환경국의 소노 준이치 환경산업추진과장은 "2005년에 30만4000t, 2010년에 40만t에 이어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 효과가 점차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타큐슈 에코타운은 최근 태양광 패널, 재생폴리에스터, 리튬이온배터리 등으로 그 대상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나아가 국내 재활용 산업에서 축적된 기술을 해외로 수출하는 작업도 추진 중이다. 이에 기타큐슈시는 오는 2050년까지 2005년에 배출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0%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기타큐슈 내에서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아시아 각국의 재활용을 통한 저탄소화 노력을 지원해 그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포부다.

소노 과장은 "기타큐슈시는 지금까지의 국제협력으로 구축한 도시 간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하고자 지난 2010년 아시아 저탄소화 센터를 개설했다"며 "현재 15개국에서 164개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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