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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타트업 강국 캐나다, 1970년대부터 AI 기초연구
중소 도시까지 스타트업 요람으로 키워
지역별 AI허브 구축 세계 3대 창업강국

4차 산업혁명의 주도권을 놓고 치열한 패권 다툼을 벌이는 국가는 미국과 중국이다. 전통의 산업 강국인 독일과 스타트업 부흥으로 분위기 전환을 이룬 프랑스, 핀란드 등도 무시할 수 없는 강호다.

캐나다는 여기에 뒤지지 않는 탄탄한 스타트업 강국이다. 미국의 시장조사기관 스타트업게놈(Startup Genome)은 지난해 국가별 스타트업 생태계 순위를 발표하면서 캐나다를 3위에 올렸다. 글로벌 스타트업 생태계 연구센터인 스타트업 블링크(StartupBlink)의 작년 평가지수에 따르면 캐나다의 스타트업 생태계 종합점수는 15.9점으로, 미국(44.1점)과 영국(16.7점)의 뒤를 이어 3위에 올랐다. 캐나다의 성인 인구당 스타트업 활동 비율도 18.7%로, 주요국 중 1위다. 성인 5명 중 1명이 스타트업에 종사하는 셈이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의 박소영 수석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캐나다 스타트업 생태계 경쟁력 요인과 시사점’이란 보고서에서 선제적인 인공지능(AI) 연구와 산·학·연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지역클러스터를 범국가적 확대하는 등의 노력을 캐나다의 스타트업 경쟁력 요인으로 꼽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캐나다는 1970년대부터 세계 최초로 컴퓨터 기반의 AI 전문가 시스템(프로스펙터)을 개발하고, AI 자동번역 시스템(메테오)을 개발하는 등 선제적인 연구에 나섰다.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까지 외국에서 AI연구 투자의 실적 부진이 지적되는 ‘AI 냉혹기’에도 학계를 중심으로 연구가 지속됐다.

정부에서도 선제적인 지원 계획을 수입, AI 생태계 활성화에 힘을 보탰다. 캐나다 정부는 전세계 최초로(2017년 3월) 국가 AI 발전전략을 발표, 연구와 인재육성에 1억2500만 캐나다 달러 규모의 예산을 배정하기도 했다. 덕분에 캐나다는 AI 분야 정상급 인재를 815명 보유하며 전세계 4위를 차지하는 강국이 됐다.

박 수석연구위원은 대도시 뿐 아니라 중소도시까지 특색있는 AI 허브로 키워내며 글로벌 스타트업 중심지로 자리잡게 한 것에 주목했다.

캐나다는 스타트업블링크가 발표한 ‘글로벌 스타트업 생태계 톱 100 도시’ 중 4개(토론토, 몬트리올, 오타와, 에드먼턴)를 키워냈다. 토론토와 몬트리올, 에드먼턴, 벤쿠버는 ‘4대 AI 성지’로 꼽히면서 서로 다른 주특기를 보유한 지역이다. 토론토와 몬트리올에는 심층신경망 기반의 딥러닝 기술이 발달되어 있고, 이 기술과 인재를 흡수하기 위해 페이스북과 구글 등 유수의 기업들이 앞다퉈 연구소를 설립하기도 했다. 에드먼턴은 AI 강화학습으로 유명한 구글 딥마인드 연구소가 있고, AR/VR(가상현실) 기술과 헬스케어, 빅데이터 등의 기술이 강점이다. 벤쿠버는 컴퓨터비전, 퀀텀컴퓨팅 관련 분야를 선도하는 지역으로 꼽힌다.

캐나다 정부는 각 도시의 스타트업 생태계를 산·학·연 네트워크와 연계해 ‘슈퍼클러스터’로 키우며 범 국가적인 스타트업 생태계 육성에 주력했다. 슈퍼클러스터는 ▷AI공급망 ▷농업 ▷생명과학 ▷첨단제조업 ▷해양 등 5대 분야로 정비됐다. 정부와 지자체가 지원하고 각 도시의 대학과 산학협력연구소, 스타트업 지원기관 등이 촘촘하게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여기에 기업 주도의 커뮤니티 네트워크가 활발하다는 점도 경쟁력으로 꼽힌다. 캐나다에서 가장 활발한 스타트업 생태계로 알려진 토론토와 워털루 일대는 1950년 워털루와 키치너 지역 기업인들 주도의 커뮤니티가 발전한 것이다. 커뮤니테크와 마스 등의 커뮤니티 기관이 창업자, 기술자의 지식을 공유하는 커뮤니케이션의 장을 운영해오고 있다.

박 수석연구위원은 캐나다의 사례가 주는 시사점에 대해 “각 지역의 대학과 연구기관, 글로벌 기업과의 파트너십 구축으로 AI 연구 경쟁력을 높이고, 권위있는 민간 중심의 AI 전문기관 양성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글로벌 인재 유치, 대학과 연구소기업의 네트워크 활용 등으로 AI혁신 클러스터를 글로벌화 할 필요가 있다”며 AI 응용분야에 강점이 있는 한국의 특징을 활용해 캐나다의 AI 원천기술 분야와 상생협력하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도 제안했다.

도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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