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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증권사, 부동산PF 옥죄기에 ‘저울질’
‘풍선효과’ 해외대체투자 전망 커
리스크 높아 국내집중 ‘보수론’도

금융당국이 최근 증권사의 주요 수익원으로 자리잡은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의 무제한 확장을 제한하는 강도 높은 규제를 발표하면서 국내와 해외 부동산 투자를 둘러싼 증권사들의 저울질이 본격화하고 있다.

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최근 수년간 국내외 부동산 투자를 크게 늘리면서 PF대출 채무보증을 확대해 왔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증권사 채무보증액은 2019년 6월 기준 26조2000억원으로, 5년여 전인 2015년 말 16조4000억원보다 59% 급증했다. 증권사의 PF대출은 주로 대출채권의 신용을 보증하는 형식으로 이뤄지며 현금 지출 없이도 계약당 3% 안팎의 수수료를 챙길 수 있어 증권사들의 캐시카우로 자리매김했다. 실제로 중소형 증권사 가운데 수익의 90% 가량이 부동산PF 관련 매출인 사례도 목격됐다. 하지만 이런 쏠림 현상을 ‘부실 위험’으로 인식한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말 고강도 규제를 내놓았다. 증권사 PF 채무보증 한도를 자기자본의 100%로 한정하는 내용이 골자다.

이에 증권사들은 규제 시행에 대비해 수익 구조를 새로 짜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금융당국은 증권사의 재원이 부동산 투자에서 중소·중견기업 쪽으로 흘러가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일단은 부동산과 인프라 등 해외대체투자부터 박차를 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해외대체투자 역시 최근 과열 조짐이 보이면서 고위험 투자가 늘고 있어 신중론도 제기된다. 고수익을 내는 부동산에 경쟁이 몰리면서 매각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고, 셀다운(sell-down) 재고 물량도 쌓여 미매각 리스크도 커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신용평가의 지난해 9월 분석에 따르면 증권사 익스포저 증가세는 2019년 상반기 기준 13조9000억원으로 2017년말 3조7000억원에서 278%이나 늘었다. 익스포저는 리스크에 노출된 금액을 의미한다. 이에 자기자본 규모가 안정된 대형 증권사들을 중심으로는 리스크가 높은 해외 투자보다 국내 투자에 집중하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한 증권사 부동산PF 본부 임원은 “부동산시장 규제가 많아 국내에 딜이 있겠느냐 의심하는 시각이 있지만 부동산 금융은 대규모 딜에서 꼭 일어나야 하는 부분”이라며 “리스크가 큰 해외대체투자를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올해는 국내 투자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시장에 나올 것으로 점쳐지는 중대형 프로젝트에 대한 관심도도 높다. 싱가포르투자청(GIC)이 보유 중인 서울 중구 서울파이낸스센터(SFC), 지난 2016년 하이트진로가 매각한 서울 청담동 하이트진로 빌딩 등이 올해 잠재 매물로 거론되고 있다. 이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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