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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한 폐렴 초비상] 구멍 뚫린 방역망…우한 입국자 전수조사 ‘뒷북’에 감염 확산 우려 고조
무증상 입국자 공항검역 잇단 무사통과…병원도 걸러내지 못해
1,2차 방어막 모두 뚫려 지역사회 무방비…‘슈퍼 전파자’ 우려 확산
정부 뒤늦게 우한시 입국자 전수조사…중국 입국자 추적조사 시급

[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 ‘우한 폐렴’으로 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공항 검역망이 뚫리고 국내 의료기관에서도 감염사실을 걸러내지 못하면서 사실상 방역망에 구멍이 숭숭 뚫렸다. 정부가 중국 입국자에 대한 검역을 강화하고 우한시 입국자에 대한 전수조사 실시를 발표했지만 초기대응에 실패하면서 지역사회 감염확산 우려가 고조되고 있는 것이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27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중앙사고수습본부'를 가동하면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

28일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국내 우한 폐렴 3,4번째 확진자는 모두 무증상 입국자로 공항검역을 무사히 통과했고 증상이 나타난 후 국내 진료 병원에서도 의약품안전사용 서비스(DUR)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신고가 제때 이뤄지지 않았다. 1,2차 방어막이 모두 뚫려 지역사회가 무방비로 노출되면서 환자 1명이 여러 명을 감염시키는 ‘슈퍼 전파자’가 나올 지도 모른다는 우려감이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네 번째 확진자인 55세 한국인 남성은 우한시 방문 후 20일 입국했지만 기침이나 열 등 증상이 없어서 공항 검역망에서 걸러지지 않았다. 이어 다음날 감기증세로 경기도 평택 소재 의료기관을 찾아가 진료를 받았지만 2차 방어막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환자의 해외여행력을 알려주는 의약품안전사용 서비스(DUR)가 정상 작동하지 않아 지역사회 전파 위험을 낮추는데 실패했다. 네 번째 환자는 25일에 고열과 근육통이 생겨 의료기관을 다시 방문하고서야 보건소에 신고돼 능동감시를 받았다. 이에 따라 20일부터 24일까지 보건당국의 통제가 이뤄지지 않았다. 입국 후 약 5일간 보건당국의 관리를 받지 않아 감시 공백이 생긴 것이다.

세 번째 환자 역시 20일 입국 당시 증상이 없었고 22일 열감 오한 등 증상이 나타난 이후 해열제를 복용하고 렌터카를 이용해 국내 의료기관을 방문했으며, 25일 기침과 가래증상이 심해져 보건당국에 자진 신고하기까지 5일 간 서울과 일산 식당, 한강 산책, 호텔 체류 등 지역사회를 활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질병관리본부가 파악한 접촉자만 총 74명에 달한다.

보건당국은 우한 폐렴 국내 확진 환자가 4명으로 늘어나면서 지역사회 확산 우려가 커지자 27일 ‘우한 폐렴’ 감염병 위기경보를 ‘주의’에서 ‘경계’로 격상하고 보건복지부에 ‘중앙사고수습본부’를 가동하면서 우한시 입국자에 대한 전수조사와 중국으로부터 들어오는 모든 입국자에 대한 검역강화 조치를 내놨지만 뒷북 대응 비난에 직면하고 있다. 초기에 보다 더 강력한 조치가 따랐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박능후 장관은 중앙사고수습본부장 자격으로 29일 서울 시내에서 대한의사협회장 등 주요 의약 단체장들과 간담회를 갖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의사협회는 우한 폐렴 확산 예방을 위해 중국 후베이성 입국자에 대한 전수조사 필요성을 주장해왔다. 나아가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해 중국에서 들어오는 사람들에 대한 전면적인 입국 금지 조치 등도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는 최악의 경우를 가정해 시나리오를 만들고 빈 틈 없는 대처 태세를 갖춰야한다”며 “출입국 검역에 만전을 기하고 중국 입국자에 대한 일정기간 추적조사를 실시하는 동시에 우한과 중국에서 입국하는 입국자에 대한 정보를 일선 의료기관에게 통보하고, 의료기관은 의심환자가 발생하면 즉각 보건당국에 신고하도록 해 추가 확산을 막는 민관협력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27일 오전 10시 현재 국내 우한 폐렴 확진환자는 4명이다. 확진환자를 제외한 조사대상 유증상자는 57명으로 1명은 검사가 진행중이며, 나머지 56명은 검사 결과가 음성으로 나와 격리에서 해제됐다.

dew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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