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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한 폐렴 방역 비상] 매뉴얼 제대로 작동하나…“사스 매뉴얼로 화 키운 메르스사태 잊지 말아야”
방역당국, 지역사회 대응체계 중심으로 총력 대응 천명
메르스 사태…지역사회 차단 중점두다 병원내 감염 놓쳐

[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 중국에서 시작된 ‘우한 폐렴’이 사람간 전염될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보건당국이 ‘신종감염병증후군’ 비상대응체제 가동에 들어갔다.

이런 가운데 지난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MERS)를 사스와 유사한 것으로 판단하고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대응 매뉴얼'에 따라 대응했다 병원 내 감염을 놓치는 바람에 화를 키운 ‘메르스 사태’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감염원인균을 아직 명확히 모르는 만큼 예단하지 말고 광범위하게 대응하지 않을 경우 '방역의 틈새'가 생길 수 있다는 얘기다.

[헤럴드DB]

23일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보건당국은 우한시 등 중국 입국자를 대상으로 검역을 강화하고 원인병원체가 확인되기 전까지 메르스 때 마련된 신종감염병 대응지침에 의거해 비상대응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특히 설 연휴와 중국 춘절을 앞두고 중국 입국자만 하루에 13만명에 달하는 상 상황에서 지역사회 발생위험이 높아질 것으로 보고, 지역사회 대응체계 중심으로 총력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의료기관들도 메르스 대응절차에 준해 대응하고 있다.

보건당국 관계자는 “아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원인균과 감염경로 등 역학관계가 규명되지 않고 있다”며 “원인병원체가 확인되기 전까지 2015년 마련된 메르스 대응지침이 반영된 신종감염병 대응지침에 따라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보건당국은 앞서 2015년 메르스 사태때 2002~2003년 사스가 유행할 당시에 마련된 신종감염병 매뉴얼을 바탕으로 대응하다 방역에 실패한 뼈아픈 과거가 있다. 박혜경 질병관리본부 위기대응생물테러총괄과장은 “2015년 메르스는 지역사회 전파라기 보다 병원 감염관리의 실패로 볼 수 있다”고 자인했다.

보건당국은 메르스에 대응하면서 전파력이 강한 사스와 유사하게 판단하고, 사스 때 제작된 감염병 위기관리 매뉴얼인 일명 ‘사스 매뉴얼’에 따라 지역사회 학산차단에 초점을 맞춰 대응했는데 전파력이 사스에 못미치는 메르스가 사스처럼 지역사회로 확산되지 않자, 상대적으로 병원 내 감염 등 환자격리 조치에 소홀했고, 병원내 감염으로 사태를 키웠다는 만시지탄이다.

실제로 사스는 지역사회로 전파 가능성이 높았지만 메르스는 병원 내 감염만 위주로 발생했는데도 메르스 매뉴얼은 사스때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게다가 병원 내 감염으로 메르스가 확산되고 있다는 사실이 2012년 메르스 발생이후 연구결과로 발표됐는데도 이를 반영하지 않았다. 정부가 뒤늦게 매뉴얼을 손봤지만 격리 확대, 의료기관 폐쇠 등 사태는 이미 커질대로 커진 뒤였다.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첫 환자가 발견된 후 40일 이상 흘렀지만 아직 발병 원인이나 감염 경로가 제대로 밝혀지지 않아 백신이나 치료약이 없다. 감염 시 증상은 열이 나고 기침, 호흡곤란 등 호흡기 증상이 나타나고 심하면 폐렴으로 발전한다. 우한 폐렴의 전파력은 메르스보다는 낮고 사스보다는 높을 것 같다는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질본 관계자는 “확진환자 이전에 첫번째 조사대상 유증상자의 경우 병원에서 해외여행력을 확인해 알려줬고 다른 의료기관도 여행력 알리기, 마스크 사용, 응급실 선별 진료 등이 2015년보다 나은 상태”라며 “의료기관에 대응지침과 진료 시 안내사항 등을 발송했으며 방역대책반을 구성·운영하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방문 후 14일 이내에 발열과 함께 기침, 가래, 호흡곤란 등 호흡기증상이나 폐렴이 발생한 경우에는 질병관리본부 긴급상황실이나 보건소 감염병관리팀에 즉시 신고하고, 국민들도 마스크 착용, 손 씻기, 기침 예절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dew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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