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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희롱·성차별 난무하는 상아탑…교수 성폭력예방 참여율은 '꼴찌'
2015년 73건→2018년 115건…고등교육기관 성폭력 급증
교수 등 대학 내 고위직 성폭력 예방 교육 참여율, 답보 상태
‘연세대 사회학과 류석춘 교수 학생 대책위원회’ 학생들이 지난 13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학생회관 앞에서 ‘류석춘 교수 규탄 릴레이 발언 및 집회’를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1. 지난 2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신촌캠퍼스. 연세대 재학생들로 구성된 ‘연세대 사회학과 류석춘 교수 사건 학생대책위원회’는 “류석춘 교수를 파면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학생을 성희롱하고 전쟁 피해자를 모욕한 류 교수의 수업을 들을 수 없다”는 것이 집회 참여자들의 주장이다. 류 교수는 앞서 지난해 9월 강의 도중 “위안부는 매춘의 일종”, “(여학생에게) 궁금하면 너도 한번 해볼래” 등의 발언을 해 물의를 빚은 바 있다.

#2. 최근 건국대에서는 글로컬캠퍼스 소속 교수의 반복된 성희롱 행태가 도마 위에 올랐다. 한 교수가 2013년께 학생들을 누드모델로 세웠다가 학교 징계위원회에 회부됐지만, 최근에도 수업 중 여학생의 외모를 평가하는 발언을 하거나 특정 여자 연예인을 언급하며 성관계를 하고 싶다는 발언을 한다는 제보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이 외에도 덕성여대에서는 예술대학 소속 한 교수의 성희롱 발언과 불성실한 수업 태도를 폭로하는 대자보가 붙기도 했다.

‘지식의 상아탑’이라는 대학에서 교수에 의한 성폭력(성희롱, 성추행, 성폭행 등) 사건이 빈발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대학 고위직’의 성폭력 예방 교육 참여율은 다른 공직 집단보다 크게 낮아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교육부 집계에 따르면 고등교육기관(대학·전문대학)에서 발생한 성폭력 사건은 2015년 73건에서 2018년 115건으로 57.5%나 증가했다. 2018년 기준 성희롱(65건) 사건이 가장 많이 일어났고, 성추행(46건)과 성폭행(4건)이 뒤를 이었다. 성폭력 가해자는 교수인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2018년 일어난 대학·전문대학 내 성폭력 사건 115건 중 85건의 가해자가 교수였다. 반면 조교와 직원에 의한 성폭력은 각각 4건과 26건에 그쳤다.

문제는 조교수 이상 교수와 학장, 처장, 부총장 등 대학·전문대학 고위직의 성폭력 예방 교육 참여율이 다른 공직 집단보다 현저히 낮다는 점이다. 여성가족부 자료를 보면 이들 고위직의 관련 교육 참여율은 2018년 기준 75.1%였다. 국가기관 국장급 이상 고위직과 공직 유관단체 임원급 이상 고위직의 폭력 예방 교육 참여율(각각 90.7%·95.1%)과 비교하면 크게 떨어지는 수치다. 대학·전문대학 고위직의 낮은 성 인지 감수성이 ‘학내 성폭력’을 부추기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조인식 국회입법조사처 교육문화팀 입법조사관은 “성폭력방지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과 양성평등기본법에 근거해 고등교육기관에서 실시하는 성폭력 관련 예방 교육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며 “고등교육기관 평가에 폭력 예방 교육 실적을 반영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yesye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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