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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업글인간’ 강타한 내일배움카드의 변심
일부 교육 자부담비율 최고 60%까지 발생
재직자 직무능력 개발 중요성 간과 비판
국민내일배움카드에 대한 설명 이미지

#1. 직장인들이 온라인으로 들을 수 있었던 세무회계 교육과정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인기 강좌 중 하나였는데 올해 사정이 급변했다. 직장에서 유용하게 쓸 수 있는 회계 지식을 무료로 쌓을 수 있었는데, 이달부터는 2만5840원씩 수강료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2. 온·오프라인 결합교육인 커뮤니케이션 교육은 지난달까지 무료였으나 이달부터 매달 6만7340원의 수강료가 나오게 됐다. 직장인들이 수강을 하면 정부에서 수강료 전액이 지원됐으나, 앞으로는 35% 상당의 자기부담금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교육기관에서는 지난달까지 ‘수강료 0원’으로 알고 신청했던 직장인들의 수강 취소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연초는 자기계발을 하려는 수요가 몰리면서 교육업체들이 성수기를 맞기 마련. 특히 올해는 자신을 꾸준히 ‘업그레이드’하려는 ‘업글인간’이 트렌드로 전망될 정도였다. 그러나 정작 교육업체에서는 정반대로 수강취소 사례가 줄을 잇고 있다. ‘변심한’ 내일배움카드가 불러온 후폭풍이다.

내일배움카드는 재직자의 직무능력 개발과 실업자의 취업 교육 지원을 위해 시행되고 있는 제도다. 직업 훈련을 희망하는 이들이 관련 강좌를 수강하고 내일배움카드로 결제하면 정부에서 지원금이 나온다.

올해부터는 실업자·재직자 등 취업 형태에 따른 구분을 없애고 ‘국민내일배움카드’로 통합했다. 기존에는 재직자는 3년, 실업자는 1년까지 지원됐던 것을 올해부터는 5년까지, 지원금액은 기존 연 최대 300만원에서 500만원까지로 늘렸다.

그러나 국가기간·전략산업직종 등 교육 비용 전액을 지원받는 경우를 제외하면 지난해에 비해 수강생의 자기부담금이 늘어난 과정이 많다. 정부는 일부 교육 훈련 과정에 대해서는 직종별 취업률에 따라 자부담을 15%에서 55%까지 차등 부과하고 있다. 여기에 일반 사무, 회계, 간호조무사 등 일부 과정에 대해서는 자부담 5%가 추가되면서 최고 60%까지 자부담이 발생한다.

제도 개편의 취지는 구직자 등 취업 교육이 절실한 계층의 부담을 덜어주는데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당장 산업 구도가 격변하는 시기에 재직자들의 직무능력 개발도 일자리의 질과 안정성을 높이는데 중요한데, 이를 간과하고 있다는 반론이 나온다.

특히 내일배움카드는 고소득, 대기업 근무자는 발급 대상에서 제외돼, 주로 중소기업 근로자들이 이용해온 자기계발 기회였다. 대기업과 달리 중소기업은 사내에 다양한 재교육이 없어, 자격증을 취득하는 등 직원들의 자기계발 수요는 대부분 내일배움카드를 통해 해결돼왔다. 재직자 교육의 자기부담금 상향은 결국 중기 근로자들에게 부담을 돌리는 셈이다.

한 중소기업 근로자는 “주 52시간으로 근무 시간 부담이 줄면 회계 공부를 하려 했는데, 작년까지 무료였다는 강의가 갑자기 수강료가 나온다고 해서 당황스럽다”며 “교육업체에 물어봐도 정부에서 통보만 받았지 설명이 제대로 없었다는 말 뿐이어서 답답하다”고 전했다.

도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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