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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판커진 푸르덴셜생명 인수전
최상위 재무건전성, 1조후반~2조 빅딜 전망
경쟁 우위 위해 컨소시엄 구성 가능성도

[헤럴드경제=김성미 기자]알짜 생명보험사 푸르덴셜생명 인수전이 뜨겁다. 국내 금융지주사뿐만 아니라 대형 사모펀드(PEF) 운용사가 줄줄이 참여하면서 판이 커졌다. 최상위권 재무건전성을 갖추고 있는 푸르덴셜생명의 입찰가는 1조원 후반에서 2조원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1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푸르덴셜생명 매각주관사인 골드만삭스가 전날 실시한 예비입찰에 KB금융지주를 비롯해 국내 1~3위 PEF 운용사인 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 IMM프라이빗에쿼티(PE), 대만계 푸본그룹 등이 참여했다. 매각 대상은 미국 푸르덴셜인터내셔널인슈어런스홀딩스(PIIH)가 보유한 지분 100%다.

푸르덴셜생명은 보험사 중 최상위권의 재무건전성을 갖추고 있어 눈독을 들이는 곳이 많던 매물이다. 푸르덴셜생명의 지난해 3분기 말 순자산(자본총계)은 3조1267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3분기 1465억원의 순이익을 내는 등 꾸준히 흑자 경영을 이어가며 자본을 쌓고 있다.

보험사 건전성의 주요 지표로 꼽히는 지급여력비율(RBC)은 지난해 9월 말 515.04%로 상당히 우량하다. 비슷한 시기 매물로 나온 KDB생명의 경우 자본규모가 1조원대이고 RBC 비율도 200% 수준에 그치고 있다.

즉, 푸르덴셜생명은 2022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신지급여력제도(K-ICS 2.0)가 도입되더라도 자본 확충으로 인한 리스크가 적은 상황이다. 새 회계 기준이 도입될 경우 자본 확충 등의 문제로 매물이 쏟아질 것이란 분석도 있다.

이에 푸르덴셜생명 인수전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입찰가 또한 보험업 M&A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매도자 측은 주당순자산가치(PBR) 1배 정도의 멀티플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현재 생명보험사의 PBR은 0.17~0.63배 수준에 그친다.

그러나 푸르덴셜생명은 시장 평가가 좋다는 점을 감안할 때 PBR 0.5배 이상 적용할 경우 약 1조6000억~2조원 안팎에서 입찰가가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IB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는 순자산대비 1배 정도가 적정가"라며 "종신보험 가입이 감소하는 등 생보사 디스카운트를 반영하면 1배미만 정도로 평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단독으로 예비입찰에 참여했으나 향후 컨소시엄을 구성해 전략적투자자(SI)와 재무적투자자(FI)간 시너지를 도모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KB금융지주는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생보사 인수 의지를 직접 밝혀온 만큼 단독 인수를 고수할 것이란 의견이 우세하다. 다만 PEF 3사가 적극적으로 가격을 써낼 가능성이 있어 컨소시엄 구성 등으로 경쟁 우위를 점하는 방안도 고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규모 펀드 조성으로 자금 여력이 있는 PEF 3사는 다른 PEF사와의 경쟁 우위를 갖기 위해 SI 모색에 나설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당초 유력 인수 후보로 꼽혔던 우리금융지주가 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탓에 FI와의 협력을 모색하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다.

우리금융지주가 컨소시엄을 통해 뒤늦게 인수전에 참여한다면 KB금융지주도 서둘러 FI와 맞손을 잡을 수 있다. 그렇다면 KB금융지주 컨소시엄 대 우리금융지주 컨소시엄의 2파전이 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업 시장 악화에도 최상위권 재무건전성을 갖췄다는 점이 매력”이라며 “보험업 M&A가 가속화되더라도 푸르덴셜생명 인수가 독이 아닌 득이 될 것이란 판단”이라고 말했다.

miii0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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