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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경화 “북미 진전 안 될 땐 남북이 먼저 나갈 수도…파병 우리가 결정할 문제”
“특정 시점에선 남북 대화가 먼저 나갈 수도”
“미국 측도 남북 대화 의지와 희망 이해해”
파병 문제에는 “우리 국민 안전도 고려해야”
1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인근 팰로앨토의 포시즌 호텔에서 열린 한미 외교장관회담에 참석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 등의 일정을 수행하기 위해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찾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과 양자 회담을 갖고 경색된 북미 관계 속에서 한반도 비핵화 공조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회담 직후 강 장관은 “북미 대화가 진전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남북 대화에 나서는 것도 중요하다”며 비핵화 협상을 주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쳤다.

강 장관은 1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인근 팰로앨토에서 폼페이오 장관과 양자 회담을 진행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 정부는 큰 틀에서 북미 대화와 남북 대화가 같이 보완하며 선순환 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기본 입장”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지난해 10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 결렬 이후 북미 관계가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상황을 두고 강 장관은 “특정 시점에서는 북미가 먼저 나갈 수도, 또 남북이 먼저 나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남북이 할 수 있는 부분에서 대화를 이어가며 ‘외교 모멘텀’을 살려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따.

또 “남북 간에는 중요한 합의들이 있었고, 이 중에는 제재에 걸리지 않는 부분도 있고 제재 예외를 인정받아 진행할 수 있는 사업들이 있다”며 “이 문제에 대해 폼페이오 장관과 여러 의견을 나눴고, 미국 측에서도 우리의 의지와 희망에 대해 충분히 이해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강 장관의 발언은 사실상 북미 관계가 교착된 상태에서 남북이 먼저 제재를 받지 않는 분야에서의 협력 사업을 통해 비핵화 협상을 주도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미 외교장관 회담 직후에 진행된 한미일 외교장관 회의에서도 강 장관은 남북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측의 연이은 요청에도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호르무즈 해협 파병’ 문제도 이번 회담에서 함께 다뤄졌다. 이날 양자회담에서 폼페이오 장관은 호르무즈 해협이 불안전해질 경우, 유가가 상승하고 국제경제 전체에 파급효과가 크기 때문에 모든 나라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모든 국가가 호르무즈 해협 안정에 동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장관은 ‘호르무즈 해협 파병 요구를 폼페이오 장관으로부터 전달받았느냐’는 질문에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에 많은 이익이 걸린 나라들은 (안보에) 공동 기여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기본 입장을 갖고 있다”며 “(파병 문제는) 우리도 원유 수입의 70%를 호르무즈 해협에 의존하고 있지만, 중동 지역 내 우리 국민과 기업의 안전 문제, 이란과의 관계를 고려해 우리가 결정을 내릴 사안”이라고 답했다.

앞서 청와대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통해 호르무즈 해협 파병 문제를 검토했지만, 최근 이란이 카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 사령관을 사살한 미국에 보복 차원의 미사일 공격을 감행하는 등 지역 내 긴장감이 고조되며 재검토에 나섰다. 특히 이란과 비교적 우호적 관계를 유지해온 우리 정부는 추가 파병 대신 이미 인근 해역에 나가 있는 청해부대를 활용하는 방안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강 장관은 “우리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NSC 차원에서 논의가 계속될 것”이라며 “폼페이오 장관과의 이번 대화는 NSC의 논의를 진전시키는 데 상당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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