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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상현의 세계 100대 골프 여행 - 남반구의 최고봉 로열멜버른] 프레지던츠컵 미국 외 최초 개최지 웨스트코스 18홀 내내 긴장의 연속
로열멜버른 파4 14번 홀 그린과 맥킨지 스타일 벙커.

호주의 로열 멜버른(Royal Melbourne)골프장은 98년 프레지던츠컵이 미국을 떠나 처음 열렸던 곳으로 연합팀에 첫 우승을 안겨준 코스다. 이후 2011년에 이어 지난해까지 3번이나 이 대회를 개최한 명소이기도 하다. 지난해말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는 미국팀 단장이면서 선수로도 출전해 마지막날 역전승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동, 서 코스를 합쳐 36홀의 프라이빗 회원제인데 웨스트 코스는 각 매체로부터 남반구에서 가장 뛰어난 골프 코스로 평가받고 있다.

로열멜버른은 호주에서 가장 오래된 정규 회원제 골프 클럽이기도 하다. 스코틀랜드의 세인트 앤드루스와 머셀버러 골프클럽 멤버였던 호주 이주민이 주축이 돼 클럽을 창립한 해는 189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후 1895년에는 빅토리아 영국 여왕으로부터 ‘로열’이라는 칭호를 받았다.

원래 골프장은 지금보다 훨씬 더 도시 중심부 가까이에 있었으나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멜버른 남쪽으로 이동했다. 1898년에 오늘날 샌드벨트라 불리는 지역의 샌드링엄 황무지로 옮겼다가, 그곳 역시 주택에 둘러싸이면서 다시 남쪽 블랙락(Black Rock)이라 불리던 땅을 확보하고 스코틀랜드의 설계가 앨리스터 맥킨지 박사를 초빙해 코스 설계를 맡겼다.

이 코스를 설명하면서 맥킨지 스타일의 벙커를 빠뜨릴 수 없다. 그의 벙커들은 측면이 날카롭게 깎인 형태로 유명하다. 매킨지는 이를 위장술로 설명한다. 그는 “골프 코스 시공에 있어서 자연의 언듈레이션을 흉내내는 능력으로 위장술이 중요하다”는 설계 철학을 가졌다.

웨스트 코스는 평이한 첫 홀로 시작한 다음, 왼쪽으로 급격히 휘는 짧은 파4 3번 홀에서부터 골퍼의 기량을 테스트하기 시작한다. 전반의 파3 홀 모두 뛰어나다. 161m의 5번 홀은 좌우 5개의 벙커를 피하는 게 관건이고, 벙커와 깊은 러프에 둘러싸인 135m 7번 홀에서는 페이드나 높게 띄워 떨어뜨리는 샷을 구사해야 한다.

285m로 짧은 좌도그렉 파4 10번은 전형적인 위험과 보상 홀이다. 볼을 그린에 가깝게 보내려면 페어웨이 왼쪽으로 보내야 하지만 그 곳에는 자칫 깊은 벙커에 빠질 위험이 커지고, 반대로 안전하게 오른쪽으로 볼을 보내면 그린에서 멀어진다. 왼쪽으로 휘어가는 11번 홀은 416m로 가장 긴 파4 홀이다. 두번째 샷이 그린 앞 쪽을 지키는 벙커들에 못 미치기 쉽다.

16번 홀은 최고의 파3 홀이다. 202m의 긴 전장도 부담이지만 그린 왼쪽에 놓인 벙커들로 인해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코스는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한다. 18번 홀은 오른쪽으로 꺾이는 긴 파4 홀로 그린 앞 오른쪽 벙커에 볼이 빠지지 않도록 충분한 거리의 페이드 샷을 구사해야 한다.

웨스트 코스는 누구에게나 가장 어려운 코스 중 하나로 기억될 것이다. 드라이버는 어느 정도 보낼 수 있어도 어프로치 샷이 늘 문제다. 그린에 다가서는 과정이 스코어를 결정한다.

웨스트 코스는 2020-21년 골프전문지인 ‘골프매거진-세계 100대 골프 코스’에서 무려 7위에 올랐다. 2018년에 발표된 월간지 ‘골프다이제스트-미국 제외 세계 100대 코스’에서는 3위였다.

예약은 이메일로 할 수 있다. 다만, 소속된 골프 클럽이 있어야 하고, 그 클럽에서 작성한 방문객 소개서를 예약요청 내용과 함께 이메일로 보내야 한다. 부킹은 월, 화, 금요일 오전 10시반부터 11시반 사이에 가능하고 그린피는 550호주달러다. 홈페이지에서 비지터(Visitors?Playing at Royal Melbourne)로 들어가면 예약할 수 있다. [글·사진= 백상현

화이트파인 파트너스 대표·골프 여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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