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나재철 신임 한국금융투자협회장은 9일 “협회에 대한 회원사의 신뢰, 투자자들의 자본시장에 대한 신뢰 양자 모두가 조속히 회복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 신임 회장은 9일 여의도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갖고 “회원사를 대변하는 협회 본연의 기능이 강화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나 회장은 “최근 몇 년간 우리 자본시장은 기업의 성장과 국민의 노후를 위해 그 역할이 과거에 비해 많이 격상됐다”면서도 “DLF 사태 등으로 인한 사모펀드 시장 위축 및 투자자신뢰 저하, 공모펀드의 지속적인 정체, 증권회사 부동산 PF규제 도입 등 여러 난제들도 산적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4차 산업혁명과 G2간 무역분쟁, 세계경기 둔화 사이클 진입 가능성, 핀테크를 위시한 디지털혁명과 금융산업 영역 재편, 해외투자 및 대체투자의 확대 추세, 금융투자회사의 해외진출 및 금융업권간 무한경쟁 등 ‘리스크와 기회’가 공존하는 상황”이라며 ▷다양한 금융투자상품 솔루션 발굴·제공 ▷은행 중심의 금융산업 구조 변화 ▷혁신성장 금융생태계 조성, 금융투자회사의 자율성 강화와 신사업 개발 ▷고강도 규제정책의 완화를 위한 회원사 건의 채널 확대 ▷금융투자산업의 고부가가치 산업·글로벌 산업으로의 변모 등 금융투자업계 4대 과제를 제시했다.

나재철 신임 한국금융투자협회 회장이 9일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한국금융투자협회 제공]

나 회장은 이와 관련해 세부 추진 과제으로 먼저 증권업에 대해서는 “모험자본 핵심 자금중개자인 증권사의 모험자본 확대를 위해 NCR 제도 등 IB업무 역량 강화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모험자본의 추가적인 확대를 위해 해외의 건전성 규제를 조사하고, 이를 통해 NCR·레버리지비율 제도 개선방안과 증권사 건전성 규제 발전방향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이어 비상장·사모 증권 유통시장을 활성화하고, BDC 등 간접투자기구를 활용한 개인 모험자본 투자 확대를 추진하는 한편,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의 해외법인에 대한 신용공여를 허용하는 내용의 입법을 지원하는 등 국내 금융투자업을 글로벌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증권사 해외투자 인프라를 개선한다는 구상이다.

나 회장은 증권 산업의 중장기 발전 로드맵을 수립하고, 대형 글로벌 플레이어와 특화 증권사 육성, 증권회사의 수익기반 다변화 등 ‘종합 정책 건의서’를 마련할 예정이다.

나 회장은 또 “외국계 증권사의 국내법인의 지점 전환 등 형태 전환, 업무 Add-on 등 변경시 인력요건을 합리화하고, In-bound 중개영업의 편의성 제고 등을 통해 주요 금융중심지 대비 불편한 외국사의 영업환경을 개선하도록 하겠다”며 외국계 기업의 국내 사업도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K-OTC는 진입요건 완화 등을 통해 장외시장에 대한 수요가 제도권 시장으로 유입될 수 있도록 제도개선을 추진하고, 관계기관 및 기업 등과의 협업에 나선다.

이어 부동산PF 규제와 관련해서 “정부의 PF 규제는 부동산투자쏠림에 대한 우려와 더불어 생산적 분야로 자금 물꼬를 확대하기 위한 방안으로 판단된다”며 “정부의 정책 중 하나인 부동산 직접투자를 간접투자 수요로 전환하기 위해서도 증권사의 역할은 여전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증권사의 기업금융을 보다 활성화하고 국민경제와 투자자 보호 차원을 고려한 ‘부동산 금융의 건전한 발전방안’을 정부와 함께 모색한다는 구상이다.

자산운용업 관련 추진 과제로는 “협회 회원사 중 많은 비중이 자산운용사이다. 공모펀드 정체, 사모펀드 신뢰 하락 등으로 업계가 힘든 상황임을 인식하고 있으며, 협회 정책에 있어서 운용사가 자칫 소홀시 되는 일은 절대로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하며 ▷경쟁력 있는 공모형 실물 간접투자상품의 공급확대를 통해 투자자 선택권 확대 ▷IFA·직판·온라인 등 판매채널 다변화 ▷혁신산업, 인프라 투자 등으로 펀드산업 영역 확대를 통해 사업기회 창출 ▷연기금·국부펀드 등의 운용사에 대한 해외 위탁범위 확대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전문사모사에서 종합운용사’로의 유기적 성장지원을 위한 제도 정비 ▷헤지펀드·부동산펀드에 대한 지수개발 ▷적격투자자 요건 강화, 은행의 고난도 사모펀드 판매 금지 등에 따른 자산운용사의 대응을 지원한다.

부동산신탁업과 관련해서는 신수종사업 개척, 규제합리화 등 우호적인 영업기반을 조성하는 한편, 부동산시장의 쏠림현상 완화와 일반 국민의 자산증식을 위해 정부에서 추진 중인 ‘공모리츠 활성화’ 지원에 나설 예정이다.

자본시장 세제 선진화를 위해 우선 주식 거래세를 양도소득 과세체계로 전환토록 노력하고, 금융투자상품 전반에 대한 손익통산 허용과 손실이월공제 도입을 중점 추진할 계획이다.

펀드과세와 관련해서는 투자자별로 ‘투자한 전체 펀드에서 실제 수익’이 나는 경우에 과세하는 방향으로 개편을 추진하고, 이를 통해 노후 대비를 위한 국민 대표 자산관리 수단으로 펀드투자 활성화를 도모하고, 기금형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도입 등 ‘퇴직연금 제도 개선’ 방안도 추진한다.

마지막으로 선제적 자율규제와 투자자교육 강화와 관련해 나 회장은 “최근 불완전판매 등 다수의 투자자 피해사례가 발생함에 따라 투자자 신뢰회복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며 “투자자 신뢰회복을 위해 협회는 자율규제의 기능과 역할이 제 몫을 다할 수 있도록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회원사의 자체적인 내부통제 역량제고를 위해 고난도 금융상품과 관련한 영업행위 기준, 자금세탁방지 업무지침 등을 마련하고 정보교류 차단 등의 원칙중심규제 전환에 대비해 내부통제 장치 표준안 마련을 추진하는 등 회원사의 내부통제지원을 위해 균형 잡힌 원칙과 기준을 제시할 계획이다.

또 금융소비자보호와 투자자의 자기책임원칙이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제도 및 관행의 개선에 힘을 기울이면서 ‘소비자보호 포럼’ 등을 통해 각계 의견을 수렴하고 금융당국과도 적극적으로 소통한다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투자자교육도 강화한다. 온라인·모바일 디지털 투자교육을 강화하고, 노인 등 금융소외계층에 대해서는 집합교육을 확대하는 한편, 청소년 체험형 금융교육 및 학교내 금융교육도 확대한다.

학교 정규교과로 ‘고등학교 특별 금융교육과정을 5개교로 확대해 추진할 계획이다. 정부, 감독기관과 연계한 금융교육 확대에도 적극 동참한다는 구상이다.

나재철 신임 한국금융투자협회 회장이 9일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한국금융투자협회 제공]

나 회장은 “협회를 회원사 중심의 효율적 조직, 비용 효율화를 추구하는 조직, 열정․소통․변화의 조직 문화가 있는 조직으로 만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으며, 과거의 과오는 그냥 방치하지 않고 반드시 바로 잡겠다”며 “최근 발생한 이란발 지정학적 위기감이 심화되고, 주식시장 등에 여파가 지속될 경우에는, 조속히 시장안정을 위해 협회장으로서 조치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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