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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체류 중동인들 “정치싸움 대리전…사태 주시중”
美·이란 위기…중동국가 주민 촉각
확전 가능성 낮지만 미묘한 긴장

최근 미국과 이란 간 충돌 위기가 고조되면서 한국에 체류하는 중동 국가 출신 주민 사회에도 긴장이 감돌고 있다. 이란이 이라크 내 미군 기지 두 곳에 미사일 공격을 감행한 지난 8일 오후 서울에서 만난 한국 체류 중동인들은 확전 가능성을 낮게 보면서도, 미묘한 긴장 속에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었다.

서울에서 이란 식당을 운영하는 이란인 나스러라히 샤풀 씨는 “고향의 지인들은 안전하다고 한다”며 “남북한이 맞서 왔듯 미국과 40년 동안 그래 왔다. 큰 일은 없을것이다”라고 애써 덤덤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유튜브 등을 통해 컴퓨터로 현지 뉴스를 들으며 고국 소식에 촉각을 세우고 있었다. 당시 식당에는 기자를 포함 10명가량의 손님이 있었다. 샤풀 씨는 “평일 이른 저녁(오후 5시30분경)이라 한산하다. 평소와 손님이 비슷하다”며 “곧 (저녁 시간이 되면)손님이 몰릴 거다”고 했다.

서울 용산구 한국이슬람교중앙회 서울중앙성원은 따뜻한 날씨에도 평소보다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이곳에서 일하는 박동신 한국이슬람교평화회 교육위원장은 “한국에 체류하는 중동인들은 이번 사태를 전쟁이라기보다 양국 정부의 정치 싸움, 즉 대리전 양상으로 보고 있다”며 “이란 정부는 내국 시위를 잠재우기 위해, 트럼프는 탄핵 정국을 벗어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만큼 확전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는 분위기”라고 했다.

그러나 대부분이 무슬림(이슬람교도)인 중동인들은 전쟁을 우려했다. 한국 여행 중 서울중앙성원을 찾은 아랍에미리트인 A 씨는 전쟁에 대해 무조건적인 반감을 표했다. 그는 “내부적인 문제는 따져봐야겠지만, 이것은 정치적인 문제다. 정치적인 이유로 서로를 공격하는 것을 증오한다”며 “정치적 문제에 따른 희생은 없었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출장차 한국을 찾았다 기자와 마주친 터키인 B 씨는 “올해 말 예정된 미국 대선 때문에 국면 전환용 상시 충돌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미국 본토를 대상으로 한 테러가 발생한다면 충격이 클 수 있지만 이라크 주둔 미군 기지를 대상으로 공격이기 때문에 일시적인 사태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며 “전쟁이 확전되기보다는 시간에 따라 차츰 잠잠해질 것으로 보지만, 미국 대선 전까지 일시적인 충돌이 일어날 가능성은 상존한다고 본다”고 경계심을 숨기지 않았다.

비록 중동인이나 무슬림은 아니지만, 한국에 체류하는 다른 외국인도 미국가 이란 간 전쟁 가능에 대해 촉각을 세웠다.

서울중앙성원 인근에서 마주친 스리랑카인 C 씨는 “이란이나 이라크 밖으로 전쟁이 번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큰 불안을 느끼고 있지는 않다”면서도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어떠한 보복에도 준비가 돼 있다는 발언을 한 만큼 향후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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