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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용 불안·협력업체 소송…면세점 ‘승자의 저주’ 현실화
-탑시티면세점, 올해 처음으로 면세점 특허권 반납
-직원들 이동 배치·입점업체 소송 예고 등 ‘후폭풍’ 거세
-중소·중견 면세점 추가 이탈자 나오나…업계 ‘촉각’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면세점 문만 닫는다고 끝나는 게 아닙니다. 직원들 고용 문제부터 입점업체 손해배상까지 막막합니다.”

올해 중소·중견면세점 가운데 처음으로 시내면세점 특허를 반납한 탑시티면세점 고위 관계자는 이 같이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시내면세점 폐점에 따른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한화·두산이 지난해 적자를 감당하지 못해 면세점 사업에서 철수한 데 이어 중소·중견면세점까지 면허를 반납하면서 면세점 업계의 ‘엑소더스’가 현실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 신촌에서 시내면세점을 운영하는 탑시티면세점은 작년 12월31일 면세점 특허권을 반납하고 지난 3일 신촌점 영업을 종료했다. 탑시티면세점은 2018년부터 신촌민자역사에 이 면세점을 운영해왔다. 그러나 같은 해 8월 시설권자인 신촌역사와 명도소송이 이어지면서 운영이 어려워졌다. 1심에서 패소하자 관세청이 면세품 관리를 이유로 물품반입 정지 명령을 내리면서 면세점 운영이 잠정 중단됐기 때문이다.

탑시티면세점은 항소했지만 명도소송 2심에서 상고 기각 판결을 받았다. 이에 더 이상 시내면세점을 정상 운영하기 어렵다고 판단, 사업 포기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주요 임원들을 정리 해고하고, 신촌점에서 일하던 본사 직원 40여명을 공항면세점인 인천공항점에 임시 배치했다. 도급업체 직원 60여명은 계약 해지로 거취가 불분명해졌다.

35개의 입점업체들은 탑시티면세점을 상대로 15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준비 중이다. 입점업체 A사 대표 최모 씨는 “1년 전 면세점에 입점해 상품을 진열했으나 탑시티면세점 측에서 명도 소송으로 물건을 차압당할 우려가 있다며 판단해 모든 상품들을 창고로 옮겼다”며 “6~7개월 동안 상품을 판매하지 못한 것은 물론 창고 보관료까지 내는 등 피해를 봤다”고 말했다.

탑시티면세점은 입점업체 손해배상, 직원 고용문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또 올 초 예정돼 있는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입찰을 위해 노력한다는 계획이다. 탑시티면세점 관계자는 “시내면세점 특허권 반납으로 향후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 심사에서 불이익을 받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탑시티면세점의 이번 결정이 다른 중소·중견 면세점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주요 중소·중견 면세점 매출도 급감했기 때문이다. 하나투어의 계열사인 SM면세점의 2018년 영업손실 규모는 138억원에 이른다. 국내 최초 시내면세점인 동화면세점도 2018년 105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엔타스면세점 역시 같은 기간 74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들 업체들은 매장을 축소하고 인력을 줄이는 등 고정비 절감에 나섰지만 영업이익률은 하락하는 추세다.

dod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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