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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사주 매입’ 카드 또 쓸까…올해 SK에 쏠리는 눈
SK㈜, 지난해 말 자사주 352만주 대량 매입
오너일가 이혼소송에 ‘경영권 방어 포석’ 해석도
SKT-SK하이닉스 지배구조 개편에도 ‘눈길’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지난해 말 9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한 SK㈜가 올해 또 자사주 매입 카드를 꺼내들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회사 측은 주가 방어, 주주가치 제고 등을 자사주 매입의 명목으로 내세웠지만 지배구조 개편과 오너의 경영권 방어를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업계 해석이 힘을 얻으면서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그룹 지주사인 SK㈜는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자사주 352만주를 총 9059억원 가량에 취득했다. 이에 SK㈜의 자사주는 기존 1454만주에서 1806만주로 늘어나 전체 주식의 25.46%로 확대됐다. 애초 회사 측이 예상했던 7000억원대 취득가액은 SK㈜ 주가 상승에 따라 2000억원 가량 늘어난 규모로 마무리됐다.

회사 측은 공시를 통해 이번 자사주 취득 목적을 “주가안정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로 명시했지만 시장에서는 이를 그룹 지배구조 개편 등 장기적 목표와 맞물린 조치로 해석하고 있다.

특히 최근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소송이 공식화하면서 향후 일어날지도 모르는 지분 경쟁을 의식한 묘수라는 해석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노 관장은 이혼 맞소송을 제기하며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의 42%에 대한 재산분할을 요구하고 나섰다. 현재 최 회장이 보유한 SK㈜ 지분은 18.44%로 크게 높은 수준은 아니지만 경영권 방어에는 문제가 없는 규모다.

다만 노 관장이 일정 지분을 받게 될 경우 지주사 대주주로 그룹 경영 전반에 관여할 길이 트일 수 있어, 오너 측이 이번에 매입한 SK㈜ 자사주를 우호 지분으로 돌리려 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이에 올해 중 또 한 번의 자사주 매입 가능성을 점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기업 지배구조 관련 전문가는 “자사주 추가 매입 가능성은 얼마든지 열려 있다고 본다”며 “경영권 방어라는 한가지 의도로 보기는 어려울 수 있지만 (자사주 매입과 같이) 여분을 확보하는 조치는 지배구조 개편 등을 포함하는 ‘넥스트 이벤트’를 대비하는 것이라는 추측이 자연스럽다”고 말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자사주를 매입해 우호지분으로 만드는 과정은 서로 지분을 주고 받는 것이라 그룹의 미래 투자 차원에서는 크게 득 될 것이 없지만, 오너 경영권 방어 차원에서 선제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일각에서는 그룹 주요 계열사인 SK텔레콤의 중간지주사 전환, 지배구조 개편 또한 경영권 방어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으로 여겨져 온 SK하이닉스를 손자회사에서 자회사로 격상시키는 조치가 오너 지배력을 강화하는 열쇠라는 설명이다.

재계 관계자는 “연간 수조원대 영업이익을 올리는 SK하이닉스의 배당금이 SK텔레콤으로 흡수됐다가, 다시 SK㈜로 올라가는 2계단 구조를 단일화함으로써 SK㈜ 배당이 늘어나는 효과를 볼 수 있고, 오너는 지분 확보에 필요한 자금을 더욱 원활하게 얻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하지만 이같은 해석을 경계하는 시선도 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시행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SK하이닉스를 손자회사로 놓고도 SK텔레콤이 SK하이닉스 지분을 30%로 늘릴 필요가 없는 상황”이라며 “현재는 SK텔레콤 기업가치 재평가 측면에서만 지배구조 변화를 바라보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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