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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 미술계 결산] 전시기획·미술관에 부는 여풍…미술시장은 ‘찬바람’ 몰아쳤다
비엔날레 참여 감독·작가 모두 여성
국공립미술관장직에 여성 대거 기용
김환기 ‘우주’ 경매 최고가 경신에도
서울·K옥션 낙찰규모는 1년새 30%↓
올 침체기 들어서며 시장 양극화 심화
올해 한국미술계엔 여성미술인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주요 국공립미술관에 여성 관장들이 대거 임명됐고, 여성작가들의 활동도 활발했다. 사진은 제 58회 베니스비엔날레에서 한국관 전시를 맡은 김현진 김독(왼쪽부터) , 정은영 작가, 남화연 작가, 제인 진 카이젠 작가. [헤럴드DB]

올해 한국미술계의 키워드는 ‘여성’, ‘양극화’로 요약된다. 최근 몇년간 세계문화예술계를 들끓게 만든 ‘미투(Me too·나도 말한다)’ 열풍 때문인지 여성 미술인들의 활약이 여느해보다 도드라졌다. 한편, 미술시장은 전반적으로 규모가 줄어들면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헤럴드경제가 2019년 미술계를 정리해봤다.

▶막강한 ‘여성’파워=세계 최고의 현대미술제인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은 감독부터 작가까지 모두 여성으로 구성됐다. 김현진 감독에 이어 참여작가엔 남화연, 정은영, 제인 진 카이젠이 이름을 올렸다. 베니스비엔날레 심사위원에 김선정 광주비엔날레 재단 대표이사가 선정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국립현대미술관의 올해의 작가상 후보도 4명(홍영인, 박혜수, 이주요, 김아영)도 모두 여성이었다.

여성파워는 전국 국공립미술관에도 거셌다. 관장직에 대거 여성이 기용됐다. 서울시립미술관장에 임명된 백지숙 관장을 비롯해 기혜경 부산시립미술관장, 최은주 대구미술관장, 선승혜 대전시립미술관장, 김성은 백남준아트센터관장, 안미희 경기도미술관장 등이 업무를 시작했다.

김달진미술연구소는 미술계 전문가를 대상으로하는 2019년 설문조사에서 “올해 유리천장이 깨진 듯한 양상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내렸다.

▶상대적으로 조용한 미술관=미술관은 상대적으로 ‘조용한’ 한 해를 보냈다. 2018년 12월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장 전 사장이 삼성미술관 리움(Leeum)의 운영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되면서 정상화에 대한 기대가 커졌으나, 딱히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는 상태다. 다른 대기업미술관인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은 페미니스트 미술가인 바바라 크루거의 첫 아시아전을 개최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쳤으나, 한국미술계 담론을 이끄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는 평가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윤범모 관장을 지난 2월 새 수장으로 맞아 분주한 한 해를 보냈다. 임명 당시 역량평가를 2번 치르는 등 무리한 선임 강행에 ‘코드인사’ 논란이 일었다. 올해 국립현대미술관의 최대 전시는 미술관 50주년 기념전인 ‘광장’전이다. 그러나 50주년이 무색하게 복제품과 진위가 불분명한 작품이 걸려 체면을 구겼다. 전시도 ‘광장’을 키워드로 한국현대사를 꿰려는 시도가 제대로 된 담론을 생산하지 못하고, 일방적 나열에 그쳐 ‘급조한 전시’라는 촌평까지 나왔다.

약 5개월 간 누적관람객 30만명을 돌파한 서울시립미술관의 ‘데이비드 호크니’전, 전시전경 [헤럴드DB]

▶인상 깊었던 전시엔 ‘호크니’=그럼에도 올해는 좋은 평가를 받은 전시도 많았다. 특히 서울시립미술관에서 3월부터 8월까지 열린 ‘데이비드 호크니전’은 누적 관람객 30만을 돌파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김달진미술연구소는 2019 설문조사에서 서울시립미술관 ‘데이비드 호크니’전을 비롯 갤러리현대 ‘한국화의 두 거장: 청전·소정’, 국립현대미술관 ‘근대미술가의 재발견1: 절필시대전’, 대전이응노미술관 ‘산수: 억압된 자연’, 아라리오갤러리서울 ‘안창홍’, 국립현대미술관 ‘곽인식: 탄생100주년기념전’, 경기도미술관 ‘경기아트프로젝트: 시점時點, 시점視點’, 국립현대미술관 ‘한국 비디오 아트 7090: 시간 이미지 장치’ 등을 좋은 전시로 꼽았다.

지난 11월 김환기의 전면점화 ‘우주’가 크리스티 홍콩 경매에서 132억원에 낙찰되며 한국 미술품 경매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크리스티 코리아 제공]

▶최고가는 경신했지만 규모는 줄어든 미술시장=미술시장에서 가장 큰 뉴스는 바로 한국 미술품경매 최고가 경신이다. 지난 11월 크리스티 홍콩경매에서 김환기의 ‘우주’가 132억원에 낙찰되며, 한국 미술품 사상 최초로 1점당 100억원을 돌파했다.

그러나 미술경매시장은 전체적으로 축소됐다. 경매시장 전체 낙찰총액은 집계되지 않았지만, 전체 시장의 90%가량을 점유하는 서울옥션과 K옥션의 낙찰금액은 지난해보다 30%넘게 줄어들었다.

미술시장이 전체적으로 침체기에 들어서면서 비싸더라도 투자가치가 확실한 작품에 시장 수요가 몰려, 시장 양극화가 심해졌다. 시장에서는 2018년 5000억원을 돌파한 한국미술시장규모가 2019년엔 다시 4000억원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한빛 기자/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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