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당 중앙위 전원회의 소집…29일도 이어간 듯
“가혹한 시련과 낙관…국가ㆍ국방건설 문제 토의”
당 정치국 상무위원 최룡해만 언급 박봉주 누락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은 ‘새로운 길’을 앞두고 소집을 예고했던 노동당 제7기 제5차 전원회의를 28일 열고 국가건설과 국방건설과 관련된 중대한 문제들을 토의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9일 “조선노동당 중앙위 제7기 제5차 전원회의가 12월 28일 평양에서 소집됐다”고 보도했다.
이어 “전원회의는 새로운 역사적 전환이 일어나고 있는 관건적인 시기에 진행되고 있다”며 “전원회의는 계속된다”고 밝혀 전원회의가 29일까지 최소 이틀 간 진행될 것임을 시사했다.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당 전원회의가 이틀을 넘겨 진행되는 것은 처음이다. 앞서 2013년 3월과 2016년 5월, 2017년 10월, 2018년 4월, 그리고 지난 4월 당 전원회의는 모두 하루 만에 종료됐다.
북한이 미국에 ‘새로운 셈법’을 요구하며 제시한 ‘연말 시한’이 임박함에 따라 김 위원장의 오는 1월1일 신년사에서 밝힐 새로운 길의 구체화를 위해 논의·결정할 내용이 그만큼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신문은 이번 전원회의 소집 목적에 대해 “중중첩첩 겹쌓이는 가혹한 시련과 난관을 박차며 혁명발전을 더욱 가속시키고 당 건설과 당 활동, 국가건설과 국방건설에 나서는 중대한 문제들을 토의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이어 “혁명발전과 변화된 대내외적 정세의 요구에 맞게 우리 국가의 전략적 지위와 국력을 가일층 강화하고 사회주의건설의 진군속도를 비상히 높여나가기 위한 투쟁노선과 방략이 제시되게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또 “전원회의에서는 현 정세하에서 우리 당과 국가의 당면한 투쟁방향과 우리 혁명의 새로운 승리를 마련하기 위한 중요한 정책적 문제들이 의정으로 상정됐다”고 소개했다.
북한의 새로운 투쟁노선과 방략과 관련해서는 북미가 비핵화와 체제안전·제재완화 등을 둘러싸고 여전히 큰 이견을 보이는데다 미국이 북한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태도 변화를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강경노선으로 회귀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다만 먼저 판을 깨는 부담과 최근 적극적인 관여 의지를 보이고 있는 중국 입장 등을 감안해 수위를 조절할 것으로 보인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강화하면서 경제발전을 지속하기 위한 노선과 방침들이 제시될 것”이라며 “국제사회의 초강력 대북제재 속에서도 북한의 입장을 최대한 배려해주고 있는 중국·러시아와의 관계가 약화되는 것은 피해야하기 때문에 새로운 노선을 얼마나 구체적으로 대외에 공개할지는 지켜봐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전원회의는 김 위원장이 직접 주도했다. 신문은 김 위원장이 “당 중앙위 정치국의 위임에 따라 회의를 운영·집행했다”며 “당 중앙위 사업정형과 국가사업 전반에 대한 보고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북한 관영매체들은 김 위원장이 안경을 썼다 벗거나 손가락으로 공중을 가리키고 두 팔을 크게 벌린 채 발언을 이어가는 등 다양한 몸짓을 취하는 모습의 사진을 공개했다.
다만 김 위원장이 국가사업 전반에 대한 보고의 구체적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재작년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시험발사 등 고강도 도발에 이어 작년과 올해 초까지 남북·북미정상회담에 적극 나서는 등 양 극단을 오가는 행보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한 김 위원장으로서는 전원회의를 거쳐 신년사를 통해 공개할 것으로 보이는 새로운 길에 대한 부담감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이번 전원회의는 통상 당 정치국 상무위원과 위원, 후보위원, 그리고 당 중앙위 위원과 후보위원 등이 참석하는 것과 달리 당과 내각 성·중앙기관, 도 인민위원장, 도 농촌경리위원장, 그리고 말단의 시군당위원장과 무력기관 일군들까지 ‘방청’ 자격으로 참가했다. 또 당 중앙위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으로 최룡해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만 언급되고 기존 상무위 위원이었던 박봉주 국무위 부위원장은 누락돼 눈길을 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