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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년 한국경제]위축된 민간소비, 6년 만에 '최악'…물가는 '역대 최저' 기록
2019년 결산…내수시장 부진에 사상 첫 마이너스 물가 기록
소비 부진, 설비투자 10년·건설투자 20년 새 최저 기록과 동반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내수시장을 구성하는 주 요소, 민간소비와 설비·건설투자가 동시에 깊은 부진을 겪었다. 수요 부족은 결국 디플레이션 공포까지 낳았다. 사상 첫 마이너스 물가상승률 기록을 세웠고, 연간으로도 역대 가장 낮은 상승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27일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민간소비는 전년 대비 1.9%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기관 외 주요 연구기관은 1.9%, 국가미래연구원 등 일부 민간기관은 1.8%를 전망하고 있다.

전망대로라면 2013년 1.7% 이후 6년 만에 가장 낮은 성장세를 기록하게 된다. 지난해 민간소비가 2.8% 증가했던 점을 고려하면 올해 민간소비 증가율 둔화폭은 0.9%포인트에 이르게 된다. 경제성장률 예상 하락폭(0.7%포인트)보다 더 가파른 셈이다. 민간소비 부진 역시 성장세 둔화에 한 요인으로 작용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민간소비의 성장 기여도는 더 하락할 전망이다. 지난해 기준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48%를 민간소비가 차지했다. 1970년대 초 70%대에 달하던 민간소비 비중은 점차 줄어들어 2015년 49.3%로 1988년 이후 처음 50%를 밑돌았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지난해 역대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올해 예상대로 민간소비 증가율이 경제성장률보다 더 큰 폭으로 떨어진다면 성장 기여도 역시 후퇴할 수 밖에 없다.

'내수시장의 위기'라고 평가할 수 있다. 민간소비가 경제성장에 기여하는 비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7∼10%포인트 낮다. 그럼에도 민간의 씀씀이는 국가 경제의 절반가량을 지탱하고 있다. 대외 변수에 크게 흔들리는 수출, 투자보다 견고한 민간소비가 절실하지만 소비자심리 회복세는 여전히 요원한 상황이다.

민간소비 부진은 나홀로 나타나지 않았다. 올해 설비투자는 7.7%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었던 2009년(-8.1%) 이후 가장 하락폭이 크다. 건설투자는 지난해(-4.3%)에 이어 올해도 4.0% 뒷걸음칠 전망이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건설투자가 4%대 역성장을 보인 전례는 지난해와 올해뿐이다.

이처럼 소비와 투자가 동반으로 역대 최저치 기록을 다시 쓰면서 내수시장에는 '수요 부진' 현상이 나타났다. 자연스레 저물가 기조가 이어졌고 올해 하반기엔 '디플레이션 공포'까지 생겨났다.

정부와 민간 연구기관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4%에 머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역대 최저치 기록이 확실시된다. 연간 수치가 1%에 못 미쳤던 적은 IMF 외환위기가 있었던 1999년(0.8%)과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에 경기가 위축됐던 2015년(0.7%)이 유일하다.

월별로 보면 지난 1월부터 7월까지 7개월 연속 0%대 물가를 기록하던 물가 상승률은 8월 사상 처음 '사실상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기이한 일이 발생했다. 9월에는 전년 동기 대비 0.4% 하락하는 기록까지 세웠다.

물가가 계속 떨어지는 디플레이션은 주로 수요가 공급보다 빠르게 감소할 때 나타난다. 물건이 잘 팔리지 않으면 기업들은 물건값을 더 내린다. 가계나 기업 등 경제활동 주체는 물가 하락을 예상해 소비와 투자를 더 미루는 현상이 나타난다. 1990년 이후 일본에서 나타난 ‘잃어버린 20년’의 모습이다.

이러한 우려에 대해 정부는 "공급측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며 디플레이션 우려는 기우에 불과하다고 선을 그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저물가 기조 지속으로 인한 경제주체들의 기대심리 악화를 방지하고 총수요 회복에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wat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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