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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년 한국경제] 경제활력 총력전 불구 10년만의 최저 성장…초라한 성적표
수출 격감에 2% 성장 미달~턱걸이 가능성
기업 투자 위축 속 재정·소비가 그나마 지탱

[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 정부가 올해 재정·세제·정책 등 가용한 수단을 총동원해 경제활력에 총력전을 펼쳤으나, 성장률이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만의 최저치로 추락하는 등 성과는 초라했다. 미중 무역전쟁과 일본의 수출규제 등 대외환경이 악화하면서 우리경제의 중심축인 수출이 1년 내내 뒷걸음질 치면서 기업들의 투자가 위축되고 신성장동력의 창출도 부진한 때문이다.

경제가 더 추락할 수 있었던 것을 이 정도로 막았다고 위안을 삼을 수도 있겠지만, 반도체를 이을 새로운 성장동력의 창출이 미흡하고 국민연금과 노동시장 개혁, 저출산·고령화 문제 등 우리경제의 미래를 위한 과제에서도 성과가 부진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후한 점수를 주기는 어려워 보인다.

우리경제는 올해 1분기에 전분기대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마이너스(-0.4%)를 기록하는 등 불안한 움직임을 보인 끝에 연간으로 2% 정도의 매우 낮은 성장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4분기 실적이 집계되지 않은 상태로, 4분기에 전분기대비 1% 가까운 성장률을 기록할 경우 2%대 성장에 턱걸이할 수 있지만, 0.9% 밑으로 떨어질 경우 2%대 성장을 장담할 수 없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성장률은 글로벌 금융위기의 충격이 몰아쳤던 2009년(0.8%) 이후 10년만의 최저치다. 과거 성장률이 2%를 밑돌았던 것이 2009년을 비롯해 오일쇼크·외환위기를 겪었던 1980년(-1.7%)과 1998년(-5.5%) 등 3차례에 불과했던 것에 비춰볼 때 사실상 위기에 처해 있다고 할 수 있다.

경제를 어렵게 만든 가장 큰 요인은 대외여건 악화였다. 양대 교역국인 미중 간의 무역분쟁으로 우리경제의 기둥이었던 수출이 지난해 12월 이후 1년 내내 감소세를 지속했다. 특히 전체 수출의 20%를 차지하는 반도체 수출이 단가 하락 등으로 20% 이상 격감하면서 전체 경제에 타격을 주었다.

수출이 줄면서 투자도 급격히 위축됐다. 기업 설비투자는 지난해 2분기 이후 올 3분기까지 6분기 연속 감소세를 지속했고, 이로 인해 1970년대 경제개발 이후 제조업 생산능력이 올해 처음 감소했다. 이와 함께 정부의 주택시장 안정대책 등으로 주택을 비롯한 건설투자도 위축됐다. 기획재정부는 올해 설비투자가 전년대비 -7.7%, 건설투자는 -4.0%의 큰폭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나마 경기를 지탱한 것은 재정과 민간소비였다. 정부는 올해 5조9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포함해 전년대비 10.9% 증가한 총 475조4000억원의 예산을 퍼부으며 경제활력과 일자리 창출에 총력을 기울였다. 이에 힘입어 재정의 분기별 경제성장 기여도는 절반에서 90%까지 차지했다.

민간소비는 지난해(전년대비 2.8%)에 비해 올해 증가율이 1.8~2.0%로 둔화됐지만, 증가세를 지속하면서 경제 추락을 막았다. 후반기 접어들어 취업자가 비교적 큰폭 증가하고 가계소득이 개선된데다, 중국인 등 외국인 관광객이 증가한 것이 큰 보탬이 됐다. 지난해 ‘재난’ 수준으로 악화됐던 고용은 취업자가 올 1분기 18만명, 2분기 24만명, 3분기 37만명 증가하는 등 총량면에서 개선됐다.

이처럼 어려움을 겪는 과정에서 과제도 늘어났다. 아직은 양호하지만 재정적자가 누적되면서 향후 재정불안 가능성이 높아졌고, 2054년엔 고갈될 것으로 예상되는 국민연금 개혁은 손도 대지 못했다. 혁신성장도 아직 뚜렷한 실체가 나타나지 않고 있고, 성장의 과실을 고루 느낄 수 있도록 하는 포용정책도 체감도가 낮다. 지속가능한 성장 속에 개혁에 가속도를 내야 하는 과제를 안은 셈이다.

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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