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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산부수·공수처법안도 쉽지 않다…산 넘어 산, 머리 아픈 민주당
홍 부총리 탄핵안 변수에 국회 본회의 일정 하루 미뤄
본회의 열려도 또 다른 필리버스터 가능성...예산 부수 법안 처리 시한은 촉박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필리버스터는 끝났지만 정작 기다리던 국회 본회의는 다시 하루를 미뤄야만 했다. 또 본회의를 열어도 의안 순서를 정하는 것도 문제다. 그렇게 다 통과시켜도 정작 총선에서는 한국당에게 1당을 내줄 가능성만 높아진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진퇴양난, 머리아픈 모습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당초 26일 열 예정이던 새 임시국회와 국회 본회의 일정을 27일로 하루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전날 자정 자유한국당의 필리버스터가 끝나기만 기다려왔던 민주당 지도부가 예상 밖 결정을 내린 것이다. 각종 민생 법안과 예산 부수 법안 등의 처리가 급하다며 한국당의 필리버스터를 비난했던 것과는 너무 다른 결정이다.

공직선거법 개정안에 대해 자유한국당이 신청한 필리버스터가 26일 0시 임시국회 회기가 끝나면서 자동으로 종료됐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본회의 산회 후 본회의장을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홍남기 경제부총리 탄핵안이 민주당의 태도 돌변을 불러왔다. 발의 72시간 이내 열리는 본회의에 무조건 상정, 표결에 붙여야 하는 탄핵안의 특성을 피해가기 위한 고육책이다. 한국당이 발의한지 72시간이 지난 26일 저녁 8시 이후 국회를 열어야만 탄핵안 상정 자체를 무력화 시킬 수 있다. 여당 지도부가 크리스마스 오후에 비공개 회의를 열고 국회 일정을 하루 미룬 이유다.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홍 부총리 탄핵소추안 처리를 막기 위한 국회 본회의 시간 미루기라는 지적에 “그런 면도 있고, 또 끝까지 야당과 협상을 계속하기 위한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파토난 한국당과 협상을 명분으로, 홍 부총리 탄핵안이라는 부담스러운 상황을 돌아가는 전략이다.

이렇게 탄핵안이라는 한 고비는 넘겼지만, 예산 부수 법안 처리는 여전히 난제다. 한국당이 수십개의 대안 입법을 발의하고 여기에 필리버스터를 다시 신청할 수 있기 때문이다. 27일을 또 넘겨 새해를 하루이틀 남겨둔 30일과 31일에나 간신히 예산 관련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는 빠듯한 일정이다.

공수처법과 선거법을 먼저 처리할 것인지, 예산 관련 법안 뒤에 처리할 것인지도 민주당의 고민이다. 선거법을 먼저 처리한 뒤, 또 다시 필리버스터 정국으로 들어가면 자칫 의사정족수 미달로 필요한 법안을 처리 못하는 사태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선거를 목전에 둔 연말, 야당 의원들의 적극적인 출석에 모든 것을 걸기는 무리수다.

더불어민주당 맹성규 의원이 25일 밤 국회 본회의장에서 공직선거법에 대한 무제한 토론이 열리는 동안 의원석의 동료의원 모습을 사진찍고 있다. 연합뉴스

반대로 예산법 처리 후로 선거법과 공수처법 처리를 미룰 경우, 야4당의 반발이 뻔하다. 안그래도 연동형 비례대표 비중을 놓고 감정이 상할때로 상한 민주당과 야4당의 관계가 다시 한 번 틀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선거법과 공수처법, 예산 부수 법안 등 여당의 필요 법안이 모두 통과되도 끝이 아니다. 당장 비례민주당의 창당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의석수라는 실리를 위해 스스로 주도한 선거법을 무력화 시키는데 앞장설 것인지, 아니면 명분을 위해 제2당이 되는 것을 감수할 것인지의 선택이다.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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