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르기 질환의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가 집먼지진드기다. 집먼지진드기는 피부를 물거나 상처를 내지 않는다. 너무 작아서 눈으로는 볼 수 없다. 집먼지진드기는 사람이 사는 곳이면 어디나 있게 마련인데 이 집먼지진드기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을 집먼지진드기 알레르기라고 한다.
알레르기의 소인이 있는 사람이 집먼지진드기에 많이 노출되면 집먼지진드기 ‘감작’이 생길 수 있다. ‘감작’은 어떤 알레르기 유발물질에 과도하게 반응하게 하는 항체가 우리 몸안에서 만들어졌다는 뜻이다. 똑같이 집먼지진드기에 노출되어도 어떤 사람은 알레르기 증상이 생기고 또 어떤 사람은 아무렇지도 않은 경우가 흔하다. 이는 알레르기 감작이 일어나는 소인이 있는 사람인가 그렇지 않은가의 차이다.
집먼지진드기 감작은 집먼지진드기 알레르기 증상으로 이어진다. 감작된 사람은 집먼지진드기에 노출이 되면 기침을 하거나 숨이 차고 쌕쌕거리는 천식증상을 보인다. 또 코가 막히거나 콧물이 나오고, 콧속이 가렵고 재채기가 나는 비염증상이 생기기도 한다. 피부에 가렵고 붉은 두드러기가 생길 수 있으며 아토피피부염도 악화시킬 수 있다. 소아청소년 천식환자의 50% 이상은 집먼지진드기에 감작이 되어있다. 집먼지진드기의 감작은 천식을 유발하고 폐기능을 떨어뜨린다. 특히 생후 첫 1년간 집먼지진드기에 노출이 많이 되면 천식의 발생 확률이 높아진다. 먼지 1g 당 집먼지진드기가 100마리 이상이면 감작을 일으킬 수 있다.
집먼지진드기는 사람의 피부에서 떨어지는 각질이나 비듬을 먹고 살며 습한 곳에서 번식을 잘 한다. 침대 매트리스, 이부자리, 카페트, 커튼, 천으로 된 소파, 봉제인형 등에 특히 많이 있다. 이런 곳에서 채취된 먼지 1g에는 집먼지진드기가 수백마리에서 많게는 몇 만마리까지도 발견된다. 집먼지진드기는 그 자체도 문제이지만 집먼지진드기가 매일 배출하는 배설물이 증상을 주로 일으킨다.
집먼지진드기의 개체수를 줄이려면 습도를 40~50%로 유지하고 이부자리, 카페트 관리를 잘해야 한다. 이불은 1~2주에 한번 섭씨 55도 이상의 뜨거운 물로 빨아서 햇볕에 바짝 말려야 집먼지진드기가 번식을 못한다. 땀이나 침을 흘린 베개는 집먼지진드기가 살기 아주 좋은 환경이다. 머리를 감고 젖은 상태로 베개 위에 눕는 버릇도 집먼지진드기를 번식시킨다. 베개는 새 것으로 자주 교환하는 것이 좋다. 특히 거위털 등으로 되어 있어 자주 세탁하기 어려운 것보다는 합성솜으로 만들어 통째로 뜨거운 물로 빨 수 있는 것이 건강에 도움이 된다. 집먼지진드기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카페트나 커튼, 봉제인형은 아예 치우는 것이 좋다. 침대 매트리스 내부는 집먼지진드기가 특히 많아서 섬유사이 틈이 아주 작은 특수천으로 만든 침대 매트리스 커버를 사용하면 많은 도움이 된다.
집먼지진드기에 되도록 적게 노출되게 하는 것이 알레르기 질환의 예방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이미 알레르기가 생긴 사람은 집먼지진드기 회피와 함께 적절한 증상치료를 받아야 한다. 증상이 심하고 오래가는 경우 집먼지진드기 면역치료를 고려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