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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G·CJ 등 재계 2020 시무식 풍경 확 바뀐다
디지털 시대 온라인 시무식 증가
SK·두산이어 내년부터 LG·CJ 동참
구광모 LG회장, 전세계 25만명 임직원에 동시전달 격식파괴
현대차도 기존 방식 변화 검토

"이 모습은 더이상 볼 수 없다." LG그룹은 20일 내년부터 오프라인 새해모임을 열지 않고 온라인 신년 메시지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올해 1월 2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새해모임에서 구광모 대표와 임직원들이 새로운 도약의 의지를 다지고 있는 모슴. [LG그룹 제공]

[헤럴드경제=산업부] 2020년 경자년을 맞는 재계가 신년회 풍경부터 달라진다. 4차 산업혁명의 격변기 속에 시간과 공간에 제약받지 않고 구성원과 소통을 강화하기 위한 디지털 메시지가 한층 증가할 전망이다. 대강당에 집결해 대표이사의 딱딱한 ‘훈화식’ 신년사를 듣는 방식에서 벗어나 격식과 틀을 파괴한 온라인 새해 메시지, 임직원 토론회, 현장경영 등 다양한 방식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LG그룹과 CJ그룹이 내년부터 별도의 시무식 없이 온라인 동영상을 통해 신년 메시지를 전달한다. 일찌감치 시무식 형식 파괴를 단행했던 SK와 두산그룹에 동참하는 것이다. 현대자동차그룹 역시 기존 방식에 변화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취임 3년차를 맞은 구광모(41) LG그룹 회장은 오프라인 새해모임을 과감히 없애고 새해 메시지를 디지털로 전달하는 파격을 택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디지털 전환)’을 주도하고 있는 구광모 대표의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실용주의적인 경영철학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그간 LG는 1987년 LG트윈타워 준공 이후 여의도에서, 올해에는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700여명이 모여서 새해모임을 진행했었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모바일과 PC 등 디지털을 이용해 전세계 25만명 임직원들에 온라인으로 신년 메시지를 전달한다. 임직원들은 시간과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구광모 ㈜LG 대표의 신년사 영상을 시청할 수 있다.

LG 관계자는 “동영상을 통해 전세계 임직원들과 효과적으로 소통하고, 디지털에 익숙한 ‘MZ세대(밀레니얼세대·Z세대 통칭)’를 비롯한 LG구성원 전체에게 가까이 다가가 신년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 LG화학 등 다수의 계열사들도 CEO 신년사를 디지털을 활용해 전달하는 방식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CJ그룹 역시 내년 1월 2일 신년사를 사내방송을 통해 전임직원에 전달한다. 올해까지는 로비에 임원들이 모여 손경식 회장과 함께 조촐한 시무식을 진행했지만, 내년부터는 별도의 시무식없이 손 회장이 집접 사내방송을 통해서만 진행할 예정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가운데)이 지난 1월2일 서울 광장동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2019년 신년회에서 주요 관계사 최고경영자(CEO)들의 대담이 진행된 뒤 마무리 발언을 하고 있다. [SK그룹 제공]

SK그룹은 올해부터 시무식 형식에 파괴를 가했다. 작년까지는 최태원 회장의 연설 형식으로 시무식을 진행했지만, 올해는 주요 계열사 CEO 5명이 좌담 형식으로 토론회를 하면 이를 사내방송 생중계로 임직원들에 전달하는 식으로 바꿨다. 내년 시무식도 이같은 형식이 유지될 전망이다. 특히 올해 시무식에서 최 회장은 직접적으로 그룹의 한해 경영 방침을 제시하지 않고, 클로징 코멘트 형식으로 짧게 마이크를 잡아 관심을 모았다.

SK그룹 주요 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도 CEO와 직원이 대면한 시무식을 진행하지 않는다. 대신 SK이노베이션과 SK종합화학, SK인천석유화학 등 CEO는 매년 1월1일 울산 콤플렉스와 서산 배터리공장 등을 찾아 현장경영에 나서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까지 양재동에서 모여 시무식을 진행했으나 내년에는 다양한 형식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그룹은 2000년대부터 별도의 오프라인 시무식을 열지 않고 있다. 신년사 영상을 사내망에 올리고 연초에 하는 신년 음악회를 하례회 성격으로 개최하고 있다.

2000년대부터 별도의 오프라인 시무식을 열지 않고 있는 두산그룹. [㈜두산 제공]

한편 일부 기업들은 예전 방식을 유지하면서도 새해 다짐을 통해 직원들과 소통을 이어갈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내년에도 매년 수원디지털시티 본사에서 조촐하게 내부행사로 진행하는 신년회를 이어갈 방침이다. 김기남 대표이사 부회장이 임직원들이 모인 가운데 신년사를 밝히고 이를 사내방송으로 전달한다.

한화 역시 매년 해왔던대로 김승연 회장이 서울 장교동 본사에서 시무식을 주재한다. 올해 장남인 김동관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 부사장의 경영일선 전면 등장으로 재계 안팎에서 후계구도 본격화가 점쳐진 가운데, 김 회장이 그룹 시무식에 참석하는 것은 여전히 경영 전반에 건재함을 과시하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GS는 올해 그룹 총수직을 이어받은 허태수 회장이 시무식을 통해 첫 취임 일성을 밝힐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전임 허창수 회장이 경영환경 변화에 따른 그룹의 혁신을 강조하며 용퇴를 선택한 이후 허태수 회장의 내놓을 그룹 미래 비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 역시 3일 울산 본사 체육관에서 시무식 진행한다. 본사 시무식은 계열사, 지역사무소에서 영상을 실시간으로 사내방송 통해 시청할 수 있다.

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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