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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달째 ‘경기부진’ 표현 제외…반등 기대감
12월 그린북 “서비스업·소비 완만한 증가”
“수출·건설투자 성장 제약”…불확실성 상존
각종 지표 바닥권 징후…주요기관 평가 갈려

우리경제가 ‘바닥권’에 진입하고 있다는 경기바닥론이 조심스럽게 제기되는 가운데, 정부가 최근의 경제상황 평가에서 2개월 연속 ‘부진’이라는 표현을 제외해 경기바닥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하지만 대내외 여건이 불투명하고 기업 투자와 가계 소비 등 민간 경제활력이 여전히 위축된 상태에서 ‘더블 딥(재침체)’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어 낙관하긴 이른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는 13일 정부의 경제상황 평가를 담은 ‘그린북(최근 경제동향)’ 12월호를 통해 “최근 우리경제는 서비스업 생산과 소비가 완만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수출과 건설투자가 성장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대외적으로는 글로벌 교역 및 제조업 경기 위축 등으로 세계경제가 동반둔화(synchronized slowdown)되는 가운데 미중 무역협상의 향방, 글로벌 반도체 업황의 회복시기,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관련 불확실성이 상존해 있다”고 설명했다.

그린북은 지난 4월호부터 10월까지 7개월 연속 “광공업 생산과 설비투자, 수출이 부진하다” 또는 “수출과 투자의 부진한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는 등으로 ‘부진’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하지만 11월에 이어 2개월 연속 ‘부진’ 용어를 제외하고, 경제상황을 서술하는 방식으로 평가를 바꾼 것이다.

주요 지표 동향을 보면 각종 지표의 등락이 엇갈리며 경기의 바닥권 진입 징후를 나타내고 있다.

10월 주요 산업활동 지표는 전월대비로 서비스업 생산(+0.3%)과 건설투자(+1.7%)는 증가했으나, 광공업 생산(-1.7%)과 소비(-0.5%)·설비투자(-0.8%)는 감소했다. 수출은 중국 등 세계경제 둔화와 반도체 단가하락 등의 영향으로 11월에도 감소(전년동기 대비 -14.3%)하며 지난해 12월 이후 12개월 연속 감소세가 지속됐다. 소비자심리지수는 11월에 전월대비 2.3포인트 상승했다. 기업심리의 경우 실적(+2.0포인트)은 상승한 반면, 전망(-1.0포인트)은 하락했다. 경기지표를 종합한 동행지수(순환변동치)는 하락(전월대비 -0.1포인트)했지만, 선행지수는 상승(+0.2포인트)했다.

주요 기관들의 경기평가도 다소 엇갈리고 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번주 초 발간한 ‘경제동향’ 12월호에서 “수출과 투자가 위축되는 등 실물경기는 부진을 지속하고 있다”며 9개월 연속 경기가 ‘부진’하다고 평가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의 중기 추세로는 지난 3월을 저점으로 완만하게 상승 중이나 아직은 회복과 반등에 대한 식별은 이르다고 판단된다”며, 경기바닥론 속에 ‘더블딥’ 가능성이 상존해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결국 현재의 경제상황은 경기가 전반적으로 위축된 상태에서 미약한 반등 신호가 부분적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이를 바닥 또는 회복 신호로 해석하기는 아직 이른 상황으로 분석된다. 때문에 경제활력을 위한 정책적·재정적 뒷받침을 강화해 미약한 신호를 뚜렷한 추세로 만들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이와 관련해 기재부는 그린북에서 “정부는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면서 올해 남은 기간 이월·불용 최소화 등 재정집행과 정책금융·무역금융 집행을 차질 없이 추질할 것”이라며, “다음주 발표 예정인 2020년 경제정책 방향을 통해 경기반등의 모멘텀을 마련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해준 기자/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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