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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육류 싹쓸이에…수입 소고기 가격 고공행진
미국산 갈비살 전년대비 37.6% ↑
ASF 영향으로 중국수요 증가세 따른 것
외식업계 메뉴변경 등 자구책 고심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올해 하반기 들어 수입 소고기 가격이 고공행진하면서 장바구니 물가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중국 내 소고기 수요가 증가하면서 미국산과 호주산 모두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수입 소고기를 주로 사용하는 식당들은 자구책으로 메뉴 변경에 나서는 등 외식업계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12일 관세청의 10월 농축수산물 수입가격 현황에 따르면 소고기 수입 가격은 ㎏당 9161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3.4%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부위별로 살펴보면 소갈비(냉장)는 전년 동월 대비 3.7%, 뼈없는 소고기(냉동)은 4.9% 상승했다. 이 기간 수입 소고기는 미국산이 52.6%, 호주산이 41.8% 순으로 비중을 차지했다.

축산물 온라인몰 금천미트 관계자는 “중국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이슈로 인해 수입육 수요가 늘면서 전 세계 단백질 공급원 자체가 물량이 달리다보니 가격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수입가는 평년 대비 25% 내외로 오른 상태인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 내 수입소고기 판매대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에 따라 소매가도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미국산 갈비살 소매가는 100g 당 평균 2931원으로 전년 대비 37.6%, 평년 대비 12.5%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산 갈비는 100g 당 평균 2462원으로 전년 대비 5.2%, 평년 대비 10.4% 상승했다. 다만 소고기 부위에 따라 가격 변동폭에는 차이가 있다.

업계에선 이같은 가격 상승세 원인을 두고 중국에서 소고기 수입 물량이 증가하고 있는 영향이 크다고 입을 모은다. 중국의 8월 소고기 수입량은 13만619톤으로 전년 동기대비 32.4% 증가했다. 올해 ASF로 인한 돼지고기 가격 급등이 소고기 수요를 늘렸다는 분석이다. 최근 중국 정부는 2001년 일본에서 광우병이 발생한 이후 수입을 중단했던 일본산 소고기에 대해 수입 재개에 나서기도 했다.

특히 미국산 소고기는 최근 대형 가공장 화재 등의 이유로도 물량이 부족해 가격이 오르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베리코 등 수입육 유통사인 제이제이미트 측은 최근 한 자영업 관련 커뮤니티에 올린 글에서 미국 소고기 브랜드 IBP의 대형 가공장(est.278) 화재로 인해 타 가공장에서 물량을 대체 출고하면서 공급 부족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IBP 브랜드 수입량이 EXCEL, SWIFT 등 타 브랜드에 비해 훨씬 많기 때문에 수급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중국, 홍콩, 대만 등의 수입량이 늘자 미국 현지에서 공급가를 인상하면서 일부 수입업체들이 발주를 중단한 영향도 있다고 이 업체는 설명했다.

최근 수입산 소고기 가격 상승세에 소비자들도 장 보기에 부담이 높아졌다. 지난 11일 서울 용산구의 한 대형마트에서 만난 40대 여성 최모 씨는 “갈비찜용 고기를 사려고 보니 수입산도 최근엔 그렇게까지 저렴하다는 생각은 안 든다”고 말했다.

그간 원가 부담을 감내해온 수입육 사용 식당들의 고심도 깊다. 서울 종로 지역에서 수입산 소고기 식당을 운영하는 한 점주는 “수입 갈비살 가격이 더이상 매력이 없어지다보니 메뉴 개편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지역 또다른 수입산 고깃집 점주는 “미국산 진갈비 가격이나 한우짝갈비나 별반 차이가 없다”며 “대체 부위를 찾지 않으면 적자 면하기도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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