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리 직전 이사국들과 오찬…“외교적 해법 원칙”
비건, 내주 방한…北측과 판문점 접촉 시도 가능성
[헤럴드경제=강문규 기자] 미국 국무부 부장관 지명자인 스티븐 비건 대북특별대표는 11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회의 이사국들과 전격 회동을 갖고 국제사회의 대북압박 공조를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건 대표는 이날 뉴욕에서 열린 유엔 안보리 이사회 회의 직전 이사국들과 이해 당사국인 한국·일본 등과 1시간20분간 오찬 회동을 했다. 이날 안보리 회의는 북한이 제시한 연말 시한을 코앞에 두고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높아지자 미국의 요구로 소집됐다.
비건 대표의 이같은 오찬 회동은 안보리 회의에 앞선 정지작업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유엔 소식통에 따르면 비건 대표는 오찬에서 미국이 최근 북한의 상황이 엄중하게 판단하고 있으며, 안보리가 단합된 모습으로 대북정책을 해나가야하고, 그런 메시지를 북한에 보내야 한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건 대표는 이자리에서 외교적 해법의 원칙을 재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미국은 이날 오후 열린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우리는 유연할 준비가 됐다”고 말하면서 북한의 미사일 도발 가능성에 대해서는 단호히 경고했다. 켈리 크래프트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회의 발언을 통해 “북한은 우리와 함께하는, 어렵지만 담대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크래프트 대사는 지난해 6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합의를 언급하면서 “지난 1년 반 미국은 북한과 지속적인 협상을 이어왔다”며 “우리는 그 합의를 향해 구체적인 조치를 병행적이고 동시적으로 취할 준비가 돼 있고, 우리는 어떻게 접근할지에 있어 유연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이같은 크래프트 대사의 발언은 미국이 북미협상에 탄력적으로 나설 용의가 있지만, 일정 수위를 넘어서는 도발을 용인하기는 어렵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한편 비건 대표는 다음주 북미협상의 불씨를 살리고 북한의 최근 동향을 공유하기 위해 한국을 찾을 것으로 알려졌다. 비건 대표는 방한 중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 등 북한 측과 판문점 접촉을 시도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