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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꼴갑 떨고 자빠졌네”…초등 1학년에 막말한 교사 경찰 수사
서초구 초등교사 언어폭력 행사
교장 퇴임후 공론화 해달라 쉬쉬

서울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 1학년 담임교사가 학생들에게 언어폭력을 행사한 것이 확인돼 경찰이 조사에 착수했다. 해당 학교 교장은 학부모들이 문제제기를 하자 “(내가) 정년퇴임 2개월밖에 안남았다. 퇴임 이후에 공론화 해달라”며 외부에 사안이 알려지는 것을 막기에 급급했다.

10일 헤럴드경제가 취재한 내용을 종합하면 피해부모들이 A교사의 언어폭력을 처음 의심한 것은 아이들이 평소 안쓰던 말과 단어를 쓰기 시작하면서부터다. 아이들은 “그 친구 정신줄 놓고 멍 때리고 있어”, “울화통 터지겠네” 등 거친 말을 사용했다. 부모들은 아이들이 사용하는 거친 말이 담임 교사의 영향일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그러나 담임교사의 언어폭력은 다수 학부모들의 증언이 쏟아지면서 수면위로 드러났다. 피해 부모들에 따르면 담임교사는 학생들에게 “넌 정신병이야”, “입 닥쳐”, “꼴갑 떨고 자빠졌네” 등 막말을 했다. 혼잣말 하듯 욕설을 하기도 했다. 부모들은 교사의 이러한 언어폭력을 아이들이 학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피해학생 부모는 “아이가 집에와서 선생님 말투를 흉내낸다”며 “아이들은 선생님에게 배운 말을 서로에게 사용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폭력적인 훈육 방식도 도마에 올랐다. 담임교사는 학생을 혼낼 때 다수의 학생들 앞에서 망신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한 학생이 수업시간에 “화장실에 가도 돼요?”라고 물으면 나머지 학생들에게 “얘들아 쟤 눈치가 있니 없니?”라 묻고 대답을 유도하는 식이다. 학부모들은 “왕따 문제를 예방해야 할 담임교사가 왕따 분위기를 조장하는 꼴”이라며 “이는 전혀 교육적 효과가 없으며 오히려 학생들에게 분노심과 상대방을 무시하는 방법을 가르치게 되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수업시간에 떠드는 아이에게 청소 도구를 던지며 화장실 청소를 시키고 이를 휴대폰으로 사진 찍어오라고 시키는 일도 있었다. 교사는 학생들이 사진을 찍어오면 개별 학생들에게 ‘칭찬 스티커’를 붙여주는 방식으로 상을 주기도 했다.

관련 사실을 인지한 학교장은 외부에 사건이 알려지는 것을 극구 막아섰다. 피해 부모에 따르면 지난 11월말 학부모들이 학교를 방문해 항의하자 교장은 “2개월 뒤면 정년퇴임이니 그 뒤에 공론화 해달라”고 회유했다.

해당 교사는 현재 담임직에서 물러난 상태다. 학교는 반 학생 19명 중 14명을 대상으로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학폭위)를 열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피해 학생 부모들은 이를 거부하고 있다. 아이들이 직접 피해 상황을 떠올리며 상처를 끄집어 내야 하는 데다, 학폭위를 열어봤자 ‘격리(분리)조치’가 나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피해 부모들은 해당 교사의 잘못을 공식적인 기록으로 남겨 또 다른 피해를 예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취재진은 학교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학교를 방문했지만 “조사가 진행중인 사안으로 할말이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해당 사건은 서울 서초경찰서가 수사중이다. 경찰은 지난 4일 A 교사에 대한 신고를 접수해 교사를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피해자 부모들은 9일 오후 1차 경찰 진술을 마친 상태다. 경찰은 아동청소년 심리 전문가를 대동해 피해 학생의 진술을 확보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사건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으며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세희 기자/sa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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