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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文정부 2기 경제사령탑 홍남기 취임 1년…‘경제활력’ 총력전 불구 2% 성장도 위태
100여 차례 장관급 회의, ‘소통’ 원활…재정확대 외엔 정책 못찾아 초라한 성과

[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 문재인 정부의 2기 경제정책 사령탑인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0일 취임 1주년을 맞는다. 취임 당시 경제활력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운 홍 부총리는 이를 위해 지난 1년간 재정·세제·정책 등을 총동원해 총력전을 펼쳤지만, 성과는 기대 이하였다. 미중 무역전쟁 등 대외 여건 악화로 수출이 줄곧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올해 2% 성장조차 어려워진 것이다.

그럼에도 1기 경제팀에서 보여주었던 청와대 보좌진과의 불협화음은 더 이상 나오지 않아 소통 측면에서는 나름의 성과가 있었다는 평가다. 공식·비공식 장관급 회의를 100여 차례 열어 경제정책을 조율하고 시장과 소통하면서 범정부가 ‘한 목소리(one voice)’를 내도록 한 것이다. 그럼에도 핵심 정책을 주도적으로 끌고 가는 컨트롤타워로서의 선도적 리더십 발휘는 여전한 과제다.

1년 전 홍 부총리가 취임할 당시 우리경제는 미중 무역전쟁 등 대외 여건 악화 속에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비명이 터저나오는 가운데, 당시 김동연 경제부총리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의 불협화음으로 경제사령탑의 위기감이 고조돼 있었다. 홍 부총리는 취임 일성으로 ‘경제활력’을 위해 모든 역량을 총동원하고, 소통을 강화해 ‘원 보이스’를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10일로 취임 1주년을 맞는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사령탑인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년 동안 경제활력을 위해 총력을 기울였지만, 올해 2% 성장도 어려운 등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평가다. [헤럴드DB]

이를 위해 홍 부총리는 기존 경제장관회의를 경제활력대책회의로 바꾸었다. 지난 1년 동안 경제활력대책회의 26회, 대외경제장관회의 7회, 일본수출규제 대응회의 20회를 비롯해 59회의 공식 회의를 열어 현안을 조율하고 대책을 만들었다. 여기에 관계장관들이 정부서울청사에 모여 진행한 녹실회의와 현안조정회의 등 비공개회의 45회를 합하면 총 104회에 달하는 공식·비공식 일정을 소화했다.

이를 통해 홍 부총리는 ‘탱크’라는 그의 별명답게 경제정책을 뚝심있게 밀고 나갔다. 취임 초기를 비롯해 임기 중간에 최저임금이나 분양가 상한제 등 핵심 정책이 결정되는 과정에서 정책 컨트롤타워로서의 역할에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한 목소리’가 나오도록 했다. 특히 올 7월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응해 소재·부품·장비 산업정책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선 주도권을 발휘해 격랑을 헤쳐갔다.

하지만 대내외 여건은 홍 부총리는 물론 우리경제 전체에 엄청난 시련을 안겨주었다. 대외적으로는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의 수출규제 등으로 어려움이 가중됐다. 대내적으로는 경제법안을 사실상 내팽개친 정치권의 비협조 등으로 정책 추진에 번번이 제동이 걸려 경제는 갈수록 활력을 잃어갔다.

수출은 홍 부총리가 취임 한 지난해 12월부터 올 11월까지 12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지속했고, 그가 역점을 두어 추진한 혁신성장은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재계에서 ‘경제는 잃어버린 자식’이라는 푸념이 나올 정도로 국민들의 에너지를 경제활력으로 결집하는 데에도 사실상 실패했다.

올해 성장률은 2% 달성도 위태로운 상태이며, 내년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재정확대 이외에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뚜렷한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경제활력의 핵심인 기업들의 투자가 1년 이상 줄어들며 총생산능력 자체가 경제개발 이후 처음 감소하고 있지만, 반전의 기회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

과제는 첩첩히 쌓여 있다. 국민연금이나 노동·공공부문의 개혁은 손도 대지 못하거나 겉돌고 있고, 인구절벽이 현실이 됐지만 정책과제만 제시할 뿐 구체적인 대책은 만들지 못했다. 내년 예산을 513조5000억원으로 대폭 늘렸지만, 세수절벽으로 재정적자와 국가부채는 위험수위에 근접하고 있다.

결국 지난 1년 경제활력의 성과는 초라했고, 난제는 많이 남겨놓게 됐다. 비록 지금은 어렵더라도 국민들에게 미래 희망을 주고, 풀어진 신발끈을 졸라매고 함께 어려움을 헤쳐나가도록 국민적 에너지를 결집시킬 수 있는 경제 사령탑의 비전을 보여주고 추진력을 발휘하는 것이 그의 과제인 셈이다.

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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