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앙통신은 8일 "2019년 12월 7일 오후 서해위성발사장에서는 대단히 중대한 시험이 진행되었다"고 밝힌 북한 국방과학원의 대변인 담화를 보도했다. [연합]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북미가 좀처럼 대화 재개 시점을 잡지 못한 채 설전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북한이 “대단히 중대한 시험을 했다”며 사실상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 재개를 암시했다.

북한 국방과학원 대변인은 8일 "2019년 12월 7일 오후 서해위성발사장에서는 대단히 중대한 시험이 진행되었다"고 발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대변인이 언급한 서해발사장은 북한의 ICBM 개발이 이뤄진 곳으로, 정확한 시험 내용이 언급되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이 ICBM을 위한 추진 로켓 관련 시험을 진행했을 가능성이 크다.

대변인은 "국방과학원은 중대한 의의를 가지는 이번 시험의 성공적 결과를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에 보고하였다"며 "이번에 진행한 중대한 시험의 결과는 머지않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전략적 지위를 또 한 번 변화시키는 데서 중요한 작용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는 서해위성발사장과 엔진시험장이 위치해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 비핵화 조치로 이들 시설의 영구 폐쇄를 약속한 바 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은 이미 미국 본토까지 날아가는 화성 14·15형 ICBM 발사에도 성공했지만, 아직 ICBM을 발사할 수 있는 고체연료를 갖추지 못했다"며 "이번에 ICBM용 고체연료 엔진의 연소 시험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갑작스레 ‘중대한 시험’을 언급하며 도발에 나선 배경을 두고 외교가에서는 “미국과의 협상 시한이 다가오는 상황에서 미국 측의 극적인 태도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북미는 지난 10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진행된 비핵화 실무협상이 결렬된 이후 좀처럼 대화를 재개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북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고 언급하고 이에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트럼프 대통령을 ‘늙다리 망령’이라고 비난하는 등 긴장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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