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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점 줄이는 증권가, 복합점포·부유층 자산관리 센터로 변신
증권사 지점 통폐합…1년 반 사이 95개 사라져
은행과 같은 건물 쓰는 복합점포 증가
메리츠證, 고액자산가 자산관리센터 신설
사모펀드 판매 막힌 은행…복합점포 대안 거론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국내 증권사들이 지점 통폐합에 속도를 내면서 최근 1년 반 사이 90여 곳의 지점이 문을 닫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신 은행과 결합한 복합점포나 고액자산가들의 자산관리를 전담하는 특화지점을 잇달아 신설하며 사업 효율성 높이기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4일 증권사 33곳(외국계 제외)이 제출한 3분기 보고서 분석 결과 올해 9월 말 기준 국내 지점 수는 901개로 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 말 996개에서 1년 6개월 사이 95개가 사라진 것이다.

모바일로 직접 상품을 가입하고 주식을 거래하는 투자자들이 많아지면서 증권사들은 앞다퉈 지점 축소에 나서고 있다. 비대면 계좌개설이 늘어난 점도 원인으로 꼽힌다.

지점을 가장 많이 보유했던 미래에셋대우는 이 기간 162개에서 87개로 대거 줄였다. 권역별로 지점 3~4곳을 통폐합하고, 대형 복합점포인 투자자산관리센터를 세우며 ‘다이어트’에 주력한 결과다. 이밖에 KB증권(102개→89개), 유안타증권(67→64개) 등 11곳이 지점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 대형 증권사의 지점 관계자는 “고객들의 지점 방문이 줄었을 뿐만 아니라 PB들도 고객 자택이나 직장에 방문해 자산관리를 돕는 방식으로 근무형태가 바뀌고 있다. 지점 확충 필요성이 낮아졌다”고 말했다.

대신 지점들은 은행과 연계한 복합점포나 고액자산가를 공략하는 자산관리 센터로 변신하고 있다. 메리츠종금증권의 경우 지난 7월 고액자산가 전담 자산관리 점포인 ‘강남프리미엄WM센터’를 역삼동에 신설해 지점 수가 6개에서 7개로 오히려 늘었다.

하나금융투자는 이달 2일 강남 삼성동과 역삼동에 기존 하나은행 지점과 합친 삼성동금융센터와 강남파이낸스골드클럽을 오픈했다. 증권과 은행의 시너지 창출로 새로운 협업 모델을 제시하겠다는 계획이다.

KB증권은 3분기 보고서를 통해 “국민은행과 복합점포 신설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DGB금융지주 소유인 하이투자증권도 지난 5월부터 대구은행과 연계한 복합점포 4곳을 대구와 서울 강남에 잇달아 선보였다. 상상인증권은 상상인저축은행 본점이 있는 분당에 새 지점을 오픈하며 복합점포 형태로 강남권 고객 유치에 나섰다.

최근 금융당국이 은행의 고위험 사모펀드 판매를 금지하면서 증권사를 소유한 금융지주가 복합점포를 대안으로 선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은행의 판매가 막히면 그 수요가 증권사로 넘어오면서 일부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지주 입장에선 복합점포를 통해 은행에서 빠져나가는 수요를 증권사 판매로 메우는 방안도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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