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 장애’로 죽은 듯…해양 쓰레기, 바다 생물 위협 심각
[헤럴드경제=박승원 기자] 배 속에 엄청난 양의 쓰레기가 든 채 죽은 향유고래가 스코틀랜드 해안에서 발견돼 인간들의 심각한 환경오염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스코틀랜드 헤브리디스제도의 러스켄타이어 해변에 수컷 향유고래 한마리가 죽은 채 떠밀려 왔다. 사체를 조사한 ‘스코틀랜드 해변 해양동물 대응계획’(SMASS)은 향유고래의 위에서 인간이 버린 쓰레기 100㎏이 쏟아져 나왔다고 밝히고, 사체와 쓰레기의 사진을 페이스북에 공개했다.
SMASS는 죽은 향유고래의 배에서 나온 쓰레기는 밧줄 뭉치, 그물, 플라스틱 컵, 포장용 끈, 가방, 장갑 등으로 ‘거대한 공’처럼 뭉쳐진 모양이었고, 일부는 장기간 배 속에 있었던 것으로 보였다고 설명했다.
죽은 지 48시간 정도 지난 향유고래의 몸길이는 14m, 몸무게는 22t이며, 나이는 열 살로 젊은 편이다.
향유고래의 사인과 배 안에 쌓인 쓰레기 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소화기능에 문제가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죽은 돌고래, 거북이 등에 이어 올해 3월 필리핀에서 발견된 고래 배에서는 비닐봉지 등 쓰레기 40㎏이 나왔다.
SMASS 대표 앤드루 브라운로 박사는 이메일에서 “이번 향유고래 배 속 쓰레기에서 특이한 건, 순전히 엄청난 양”이라고 강조며 “이번 일은 플라스틱 쓰레기가 해양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되새기게 하는 암울한 사례”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