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밑에서 행정관으로 근무했던 검찰 수사관의 사망 사건과 관련해 2일 서초경찰서를 압수수색 했다. 2일 밤 서울 서초경찰서 길 건너편에 위치한 서울고검과 서울중앙지검. [연합]

[헤럴드경제=정세희 기자] 김종철 서초경찰서장이 이례적으로 직접 입장을 내고 일부 언론보도에 대해 ‘소설이고 황당한 억측’이라고 주장했다. 김 서장은 해당 언론사가 정정보도 하지 않을 경우 민형사상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도 밝혔다. 일부 언론은 전날 검찰이 경찰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해 숨진 수사관의 휴대폰을 강제수거한 것이 김 서장과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과의 친밀한 관계를 검찰이 의심했기 때문이라고 지목했다.

김 서장은 3일 기자단에 보낸 입장문에서 “오늘자 일부 언론보도와 관련, 사실관계를 말씀드리겠다. 한마디로 소설이고 황당한 억측이다. 제가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에 근무한 사실은 있다”며 “하지만, 국정기획상황실 치안팀은 세간에서 제기하는 의혹과는 전혀 무관한 부서”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청와대 근무한 사실만으로 한사람의 공직자를 이렇게 매도할 수 있다는 사실에 참담함을 느낀다. 25여년 국가와 국민을 위해 성실하게 봉직한 공직자의 명예를 한 순간에 짓밟는, 있을 수 없는 내용”이라며 “해당 언론사에서 관련 기사를 정정보도하지 않을 경우 민형사상 모든 법적조치를 취할 예정임을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일부 언론은 검찰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청와대 국정상황실에 보고될 수도 있는데 어떻게 서초경찰서에 포렌식을 맡기겠나”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검찰은 전날 서초서를 압수수색해 전직 청와대 특감반원이자 현직 서울 동부지검 형사6부 소속 A수사관이 사용했던 휴대폰과 유서 등 유류품을 가져갔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특별감찰반 수사관의 빈소를 조문한 뒤 굳은 표정으로 나오고 있다. [연합]

검찰이 이례적으로 사망한 사람의 휴대전화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하자 ‘검찰이 증거를 절도했다’는 등의 격한 반발이 경찰에서 불거졌다. 검찰 관계자가 ‘청와대에 보고될 수 있다’며 휴대전화 압수수색 이유를 설명한 것은 검찰에 대한 비판 여론 수위가 높아지자 정황상 어쩔 수 없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는 점을 강조키 위해 한 말로 해석된다.

김 서장은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청와대 국정상황실에 파견나가 근무를 서면서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과 친분을 쌓았고, 이후 올해 1월 서초경찰서장으로 부임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검찰이 숨진 수사관의 휴대폰에 대한 압수수색 원인을 설명하면서 직접 청와대 근무자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꼽히는 윤 실장을 지목한 것은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킬 전망이다. 윤 실장은 문 대통령이 국회의원 시절부터 함께 해온 측근 중 측근으로, 대북 특사단 및 국가 대소사에 문 대통령을 대신해 참여해온 청와대 핵심 인사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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