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조사를 앞두고 사망한 ‘백원우 특별감찰반’ 출신 검찰수사관 A씨의 휴대전화와 유서 등 유류품을 압수한 검찰이 디지털포렌식 작업에 착수했다. 검찰은 A씨의 휴대전화 내역을 토대로 김기현 전 울산시장의 측근에 대한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과 민정비서관실 산하 특감반 운영에 대한 실체파악에 들어간다.

3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 김태은)는 전날 A수사관 유류품을 확보하기 위한 압수수색 영장에 A수사관을 참고인으로 기재하고,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직권남용 등의 혐의에 대한 확인을 목적으로 반영한 것으로 나타났다. A 씨에 대한 사망경위에 대해서는 본안인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과의 관련성을 확인하는 범위에 국한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검찰은 “고인이 사망에 이른 경위 및 본 사건의 진상을 한점 의문없이 규명하고자 압수수색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검찰 수사는 하명수사 의혹을 규명하는데에 집중될 전망이다. 검찰은 A수사관이 최근 누구와 통화하고, 어떤 내용으로 연락을 주고받았는지 확인할 방침이다. 아울러 A수사관의 휴대폰 기록을 토대로 청와대에서 해명한 민정비서관실 산하 특별감찰반의 운영실태를 파악할 계획이다. 특수부 검사 출신의 변호사는 “정치비리 및 권력수사가 관련자의 진술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윗선수사에 대한 핵심인물이 사망하면서 핵심인물의 활동정보를 담고 있는 주요 증거물을 압수해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대한 구체적인 혐의점 소명에 들어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A수사관은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이 별도로 운영한 특감반 일원으로 활동하면서 김기현 전 울산시장과 주변인 첩보를 수집하는 데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었다. 청와대 관계자 등의 취재에 따르면 A수사관은 첩보 수집능력이 능해 청와대와 검찰 내 신망이 두터웠고, 복수의 첩보보고서(내부보고서)를 작성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A수사관의 휴대폰 포렌식 분석에 앞서 민정비서관실 특감반원으로 임한 B총경에 대한 소환조사를 진행하지 않는 배경에는 B총경의 기여도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전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A수사관과 지난해 1월 울산에 함께 내려간 B총경의 ‘내부진술’을 공개했다. 고 대변인은 B총경이 “A수사관이 울산에 내려간 건 울산시장 사건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 ‘울산 고래고기 사건’에 대한 현장 대면 청취 때문임을 다시 한번 밝힌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검찰은 김 전 시장 측근비리 첩보 수집에 B총경이 관여한 바는 없는 반면, A총경의 경우 깊숙이 관여했다는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A수사관이 민정비서관실 업무에 대해 불안감을 토로했다는 지난해 청와대 민정비서관실에 근무했던 직원들의 진술을 확보한 상태다. 검찰은 B총경의 진술과 전직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직원들의 발언이 배치되는 이유를 파악하기 위해 A수사관과 최근 통화한 관계자들을 소환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A수사관은 올해 2월 검찰로 복귀해 지난 8월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로 배치됐다.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 이정섭)는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의 비위 및 감찰을 청와대가 무마했다는 의혹을 수사 중이지만, A수사관은 청와대 민정비서관실에 근무한 경력으로 수사에서 배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검찰은 청와대 하명수사의혹 사건이 A수사관의 죽음이 연관이 있는지에 대한 경위도 파악한다. A수사관 사망 경위와 관련한 포렌식 수사에는 경찰도 참관한다. 검찰 관계자는 “경찰의 요청을 받아 어제부터 함께 (포렌식) 참여중에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검찰 차원에서 이뤄지는 A수사관의 사망경위에 대한 수사는 경찰에서 진행하는 내사와는 별개의 건이라고 선을 그었다. 경찰의 A수사관의 변사사건 수사를 지휘는 포렌식을 진행하는 공공수사부가 아닌 형사부에서 진행한다. 문재연 기자/munja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