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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사르탄 사태, 36개 제약사 정부 상대 소송, 일리 있는 이유

  • 기사입력 2019-12-03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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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함영훈 선임기자] 지난해 여름 빚어진 ‘발사르탄 사태’가 결국 제약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 간 소송전으로 비화됐다.

중국에서 수입한 고혈압 치료제 원료의약품 발사르탄에서 발암추정물질인 ‘N-니트로소다이메틸아민(NDMA)’이 검출됐고, 이에 정부는 76개 제약사의 174품목에 판매중지 처분한 뒤, 이들 중 69개사에 대해 구상금(약제 교체에 소요된 진찰료·조제료)을 청구했다.

이에 절반이 넘는 제약사들이 법령의 기준을 준수하며 약을 제조했으므로 구상금을 낼 이유가 없다며 소송을 낸 것이다.

3일 업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구상금 징수대상 69개사 중 36개 제약사는 최근 공동 법률대리인으로 법무법인 태평양 선정하고, 건보공단을 상대로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냈다.

건보공단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남인순 의원(더불어민주당)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11일 기준 구상금 징수율은 21.5%에 불과하다. 69곳 20억3000만원 중 26곳 4억3600만원의 구상금만 납부됐다. 80%에 가까운 금액이 미납되거나 납부거부 상태에 있는 것이다.

제약사들은 소장에서 여러 이유로 제약사의 발사르탄 제제 제조과정에 결함과 위법행위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소송을 제기한 제약사들은 ▷정부 기준에 맞는 원료를 사용하고 ▷제조공정에도 문제가 없었으며, ▷발사르탄에서 검출된 NDMA는 애초에 규격 기준이 없는 물질이라는 취지로 주장했다.

또 △제조업자가 해당 제조물 공급 당시 과학·기술 수준으로는 결함 존재를 발견할 수 없었고, △해당 제조물 공급 당시 법령에서 정하는 기준을 준수했으며, ▷건보공단이 발사르탄 제제 회수 후 약제를 교체하기 위해 이뤄진 진찰과 조제에 대한 비용을 구상금으로 청구했는데, 제약사들은 해당 비용에 대해서는 배상 책임이 없다는 뜻을 덧붙였다.

발사르탄 사태 직후 의약계 표정 [연합]

이에 건보공단은 제조물의 결함으로 생명·신체 또는 재산에 손해를 입히면 제조사 즉 이번 경우 제약사가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반박하고 있다.

제약사들의 이번 소송은 장기적 포석이라는 측면에서도 볼 수 있다. 최근 또다시 라니디틴 사태로 269종의 의약품들이 판매 중지됐고, 이어 니자티딘 성분 의약품에서도 문제가 발생해 13개 제품에 대해 회수조치가 내려진 마당에, 앞으로 ‘당국 허가 - 제조 - 사후문제발생 - 제약사 몰빵 책임’의 사태가 계속 되풀이될수 있다는 판단에서, 이번에 잘못된 행정 처분의 고리를 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발사르탄 사태 발발 후에야 발사르탄 원료에서 NDMA를 검출하는 시험법을 도출한 바 있다.

이른바 ‘을’ 중에서 비교적 순한 ‘을’인 제약사들이 의약품 개발, 판매 국면마다 허가권, 심사권 등 다른 부처의 민관 관계 보다 강력한 무기를 가진 보건의약당국을 상대로 소송전까지 불사한 데에는 상당한 일리가 있어 보인다. 법원이 어느 편의 손을 들어줄지 주목된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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