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이 운영한 이른바 ‘백원우 별동대’에서 근무한 검찰 수사관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면서 더욱 불거지고 있는 청와대와 친문 측근 인사들의 비리 의혹과 관련해 2일 정치권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단식투쟁을 했던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일 청와대 사랑채 투쟁천막 앞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 사건 자체에는 침묵을 지키면서도 이번 사고의 핵심은 친문 비리가 아닌 검찰의 무리한 수사라는 점을 강조했다. 공수처법 처리와 검찰개혁으로 반전을 노리겠다는 전략이 엿보인다.

반면 자유한국당 등 야권은 청와대를 직접 겨냥하며 국정조사를 거듭 요구했다. 또 여당에 대해서도 친문 측근들의 비리를 묻기 위한 공수처법 강행을 적극적으로 막겠다며 화살을 집중 겨냥했다.

한국당은 여당인 민주당을 넘어 청와대를 직접 겨냥하며 공세를 강화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이날 단식 중단 후 첫 최고위원회의를 청와대 앞에서 열고 “문재인 청와대의 3대 게이트를 하나하나 보면서 수사를 막고 검찰을 무력화하기 위해 공수처를 무리하게 강행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떨쳐버릴 수 없다”며 “공수처법이 통과되면 이런 중대 범죄들이 묻히고 말게 된다는 사실을 상기해 달라”고 강조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국민들은 ‘자살을 당했다’고 말한다”며 “이 정권 들어 타살성 자살이 끊이질 않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전날 갑작스럽게 극단적 선택으로 삶을 마감한 청와대 전 수사관이 민정수석실로부터 수차례 전화를 받아 괴롭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진 것에 대한 의구심을 거론한 것이다.

나 원내대표는 “이 정권 측근들의 죄를 덮고 상대편에게는 없는 죄를 뒤집어 씌워 끌어내릴지 중상모략을 꾀하는 밀실이 백원우의 별동대”라며 “이걸 대놓고 하겠다는 것이 공수처”라고 주장했다.

국정조사도 재차 촉구했다. 나 원내대표는 “제2, 제3의 유재수가, 또 제2, 제3의 피해자 김기현이 또 나타날 수 있다”며 “엄청난 권력형비리 게이트 앞에서 국정조사를 외면하는 기가막힌 여당”이라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 이인영 원내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 지도부는 침묵을 지켰다. 선거 개입 의혹에 관련된 청와대 관계자의 극단적 선택이 몰고올 파문을 경계한 것이다.

민주당은 동시에 사건의 쟁점을 ‘검찰’로 돌리는데 주력했다.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한 민병두 민주당 의원은 “검찰이 아직도 기우제를 지내고 있다”며 이번 사건이 검찰의 무리한 수사, 즉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항변했다. 민 의원은 “조국에 대해 말만 하고 단서를 못잡자, 그 사이 울산 사건으로 번지고 또 금융위원회 사건으로 번져나가는 것”이라며 “검찰이 정말 변해야 한다라는 뭇매를 맞을 가능성이 있다 보니 이 사건을 계속 키워나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라고 했다. 여권 내 퍼져있는 검찰의 항명이라는 불신과 의구심을 그대로 표현한 것이다.

그는 특히 “민주당에서 오랫동안 정치를 한 경험으로 봤을 때 의도를 가지고 개입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당과 청와대로 파문이 번지는 것을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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