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도굴된 적 없는 비화가야 지배자 무덤 첫 공개
7개의 뚜껑돌 무덤위에, 점질토로 밀봉

63호분 매장주체부를 덮은 뚜껑돌

[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신라와 가야의 접경지역에 위치한 비화가야 최고 지배층의 묘역인 창녕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에서 지금까지 한번도 도굴된 적이 없는 고분의 내부가 처음으로 공개됐다.

문화재청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소장 박종익)는 24일 오전 ‘창녕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사적 제514호)에서 도굴 흔적이 전혀 없이 온전히 발견된 63호분의 시신을 안치한 매장주체부의 뚜껑돌을 들어 올려 안을 공개했다.

5세기 후반부터 조성된 창녕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에는 약 250여기의 고분이 분포하고 있으며, 도굴된 흔적 없이 깨끗한 상태로 발견된 것은 63호분이 처음이다. 63호분 바로 위에 축조된 39호분 봉토에 가려 도굴 피해를 입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무덤위에는 길이 2m의 편평한 뚜껑돌 7매가 얹혀져있고, 점질토로 밀봉된 상태이다. 매장주체부의 내부에는 시신과 부장품을 매장한 당시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다. 토기 등 유물도 발견됐다.

63호분 봉토 축조 모습.

봉토의 표면 등에는 점토덩어리를 바른 흔적이 온전히 남아 있고, 무덤을 보호하는 호석이 노출된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어 비화가야인의 장송의례와 고분 축조기술을 고스란히 간직한 상태다.

한편, 교동과 송현동고분군에서 세 번째로 큰 고분인 39호분은 고분군의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하고 있는데. 빗물 등으로 인한 붕괴를 방지하기 위해 중심부는 점토로, 가장자리는 흙으로 쌓았고, 봉분을 쌓는 단계마다 점토를 깔았다. 이런 기법은 울산 약사리유적 등 고대 제방유적에서도 잘 나타난다. 남동쪽 호석 가까이로 약 2m 간격마다 큰 항아리를 놓았는데, 이처럼 한쪽에만 집중적으로 의례용 토기를 놓는 사례는 최근 경주 쪽샘 44호분에서도 확인돼 주목받고 있다.

또한, 39호분은 약 1.5m 길이의 큰 돌을 세우거나(양 장벽과 남단벽), 눕혀서(북단벽) 매장주체부의 네 벽을 만들었는데, 이와 유사한 구조가 성주 성산동고분군 등 대구·경북지역과 일본 나가노의 키타혼죠(北本城) 고분 등 나가노, 후쿠오카 지역에서 확인되고 있어 당시 비화가야와 주변국과의 관계를 보여 주는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인근에 있는 소형분인 62호분에는 400여 점의 유물이 이미 출토됐는데, 양쪽에 잔이 달린 토기와 6개의 잔이 달린 등잔형토기, 주전자형 토기와 같이 특이한 모양의 토기가 발견됐다.. 이러한 상형토기는 주로 가야와 신라지역에서 출토되고 있지만, 창녕에서는 처음 출토된 형태다.

문화재청은 이번 조사에서 확인된 비화가야 지배자 무덤의 축조기법과 장송의례, 출토유물 등은 가야와 신라의 접경지역에 위치하면서 복잡하고 다양한 문화가 나타나는 비화가야의 성격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했다.

/meele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