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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식계 안전자산’ 럭셔리주, 수익률도 名品
탄탄한 중국수요로 무역전쟁에 둔감
저금리도 슈퍼리치 소비 부추겨
'중고명품주'는 하락…럭셔리주와 차이

[헤럴드경제=윤호 기자]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하면서 경기변동에 둔감한 럭셔리주가 주목받고 있다.

25일 미국과 유럽증시에 따르면 지난 3개월간 구찌·보테가베네타·생로랑 등을 보유한 케링(Kering)은 23%, 루이비통·펜디·불가리 등을 거느린 LVMH는 11% 상승했고, LVMH가 인수전에 나선 보석브랜드 티파니는 무려 49% 뛰었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IBK럭셔리라이프스타일과 한국투자글로벌브랜드파워 등 국내 럭셔리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20%에 달한다.

이는 미중 무역전쟁이 한창이지만 중국을 위시한 각국의 거대부자들은 흔들리지 않아 초고가 명품의 승리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경기 불황에도 금리가 내리면서 돈을 넣을 마땅한 투자처가 없다는 점도 '슈퍼리치'들의 소비를 촉진하는 요인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초고가 명품은 초고가 부동산과 같은 특성을 지니고 있다"며 "초고가 상품에 대한 수요는 상수에 가까워 실물경기에 둔감하며, 장기적으로 결국 우상향한다"고 말했다.

케링의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6% 늘어난 38억8000만유로를 기록했다. '명품계의 아이돌'로 불렸던 구찌의 상승세가 한층 꺾였다는 평도 있지만 중국의 고성장세는 여전하다. 특히 구찌와 생로랑의 온라인 매출 비중이 10%를 넘는 등 디지털 판매구축도 활발하다. 임은혜 삼성증권 연구원은 "수년간 주가를 견인한 구찌의 고성장 국면은 일부 마무리됐으나, 여전히 아시아를 위시한 수요는 견고하다"며 "또한 생로랑의 견고한 성장과 보테가베네타 리뉴얼 효과 등이 구찌 성장률 둔화를 상쇄할 것"이라고 말했다.

LVMH는 3분기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한 133억유로의 매출을 기록했다. 홍콩시위 영향으로 홍콩 매출이 25% 감소해 아시아(일본 제외) 매출이 상반기 18% 증가에서 3분기 12%로 둔화됐으나, 유럽 현지구매가 늘면서 중국인들의 매출 기여는 감소하지 않았다. 안진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LVMH는 최근 업계 최초로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구축했다"며 "명품의 진위 여부를 가리는 블록체인은 향후 리세일 시장에서 필수기술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중고명품을 다루는 더리얼리얼은 올해 6월 나스닥 상장 첫날 46% 급등하기도 했으나, 현재 주가는 크게 하락한 상태다.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를 주관사로 선정해 상장을 노리고 있는 또다른 중고명품업체 포시마크도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부자가 아닌' 사람들이 주로 소비하는 중고 명품주와 슈퍼리치들을 대상으로 한 전통 럭셔리주의 경기 민감도에는 뚜렷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youkno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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