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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일정상 다음달 ‘지소미아 후속’ 담판에 시선집중
-강경화-모테기 만나 “정상회담 조율”
-강제징용 배상 등 과거사 문제 담판
-문희상 의장 ‘1+1+α’ 논의 가능성 커
-美 “한일 대화 환영…건설적 역할 계속”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3일 일본 나고야관광호텔에서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과 회담하고 있다. 이날 회담에서 강 장관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협정 종료 ‘조건부 연기’와 관련한 한국 정부 입장을 설명하고 수출규제 해소 방안 등을 논의했다. [연합]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ᆞ지소미아) 종료 직전 서로 한 발씩 양보하며 최악의 상황을 피한 한일이 다음달로 예정된 한중일 정상회의에서 양자회담을 통해 담판을 짓기로 했다. 다만 일본 정부가 수출 규제 조치를 재검토하기로 하며 우리 외교당국은 ‘시간을 벌었다’는 평가를 하고 있지만, 일제 강제징용공 배상 판결 문제 등 한일 간 이견이 큰 사안들이 남아있어 한일 간의 신경전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특히 지소미아 문제라는 ‘큰 산’을 일단 넘은 우리 정부는 다음달 한일정상회담이라는 한일관계 새 분수령을 세련되게 넘는 동시에 최근 미국의 거센 주한미군방위비 인상 압박에도 무난히 대응해야 하는 숙제를 안게됐다는 분석이다. 이에 11월말, 12월의 대한민국 외교가 숨가쁘게 진행될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24일 외교부에 따르면 전날 주요20개국(G20) 외교장관회의 참석차 일본 나고야를 방문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과 양자회담을 갖고 오는 12월에 개최가 추진되고 있는 한중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일 정상회담 개최를 위해 일정을 조율하기로 합의했다. 이날 회담에서 강 장관은 한일 관계의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재확인하고 두 나라 외교당국 간에 진행되고 있는 강제징용 판결문제 해소를 위한 소통과 협의를 지속해 나가자는 데 뜻을 같이했다.

두 외교장관이 공식적으로 한일 정상회담을 위한 일정 조율을 발표하며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만나게 될 가능성은 커졌다. 이달초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세안 정상회의에서도 두 정상은 10여분 동안의 깜짝 환담을 통해 “필요하면 더 고위급 대화를 진행하자”며 정상회담 개최를 언급했다.

앞서 청와대는 지소미아 종료 6시간 전인 지난 22일 오후 6시 “지소미아 종료 통보를 중지한다”고 발표하며 협정 효력 유지를 선언했다. 일본 측도 동시에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 조치를 재검토하겠다”고 선언하며 지난 7월부터 이어진 양국의 신경전은 중단됐다. 그러나 양쪽 모두 ‘잠정 중단’이란 표현을 사용해 최종 협상 타결까지는 신경전이 계속될 전망이다.

외교부 핵심 관계자는 “아직 입장 차이가 한일 간에 있기 때문에 궁극적인 의견 일치에 도달하려면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예단할 수는 없지만, 한일 정상회담 자체에 대한 의지에는 어느 정도 인식이 접근됐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한일 정상회담에서는 우리 대법원이 내린 강제징용공 배상 판결 문제 등이 집중 논의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그동안 일본 측이 수출 규제 조치 해제 조건으로 강제징용공 배상 판결 문제 해결을 요구해왔던 데다가 이번 외교장관 회담에서도 같은 내용이 반복됐기 때문이다. 특히 문희상 국회의장이 방일 도중 제안한 ‘1+1+α’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문 의장은 일본과 한국 기업, 그리고 양국 국민의 자발적 성금을 모아 기금을 만들어 과거사 피해자들에게 배상하는 방안을 제시했는데, 아베 총리가 나서 “한국이 약속을 지킨다면 추진해도 좋다”고 발언하는 등 긍정적 반응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외교부는 “강제징용에 대해 아직 양국은 원론적인 입장을 재차 확인하는 수준”이라며 “그러나 현재까지 이뤄진 대화를 기초로 앞으로 더 노력하자는 부분에 대해서는 의견 교환이 이뤄진 상태”라고 했다.

일본을 방문 중인 존 설리번 미 국무부 부장관이 23일(현지시간)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과 회담을 하고 한미일 3자 안보협력 등에서 긴밀한 협력 계속을 약속했다고 미 국무부가 밝혔다.

미 국무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설리번 부장관과 모테기 외무상의 회담을 알리면서 “(양측이) 한미일 3자협력을 포함해 역내·국제 안보 사안의 광범위한 아젠다에서 긴밀하게 협력을 계속하기로 약속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를 보장하는 데 긴밀하게 조율키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는 한국이 지소미아 종료를 조건부 연기하기로 한 상황에서 한미일 안보협력의 중요성과 이를 통한 대북 공동대응의 필요성을 부각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무부는 특히 “설리번 부장관이 미일 동맹의 공동 가치와 우리(미일)의 경제적 파트너십에 따른 이익을 논의했으며 우리의 강력한 관계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의 지소미아 종료 연기 결정에도 한미 간 신뢰는 이미 손상됐으며 한미동맹이 깊은 곤경에

빠진 상태라는 주장이 미국에서 나와 주목된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국무부 부장관을 지낸 리처드 아미티지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아시아담당 보좌관을 지낸 빅터 차는 23일(현지시간)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66년간 이어진 한미 동맹이 깊은 곤경에 빠졌다’는 제목의 기고문을 싣고 이같은 내용을 주장했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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