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유학생-국내 대학생, 불편한 신경전
18일 전남대 인문대 인근에 게시한 홍콩 시위 지지 현수막이 훼손돼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조현아 기자] 광주민주화운동의 시작점인 전남대에서 또 다른 민주화시위 갈등이 불붙어 눈길을 끈다.
18일 홍콩 시위가 격화되는 가운데, 국내에서 이를 지지하는 시민들이 최근 전남 광주시 전남대 인문대 인근에 내건 ‘홍콩 민주화시위지지’ 호소 현수막과 벽보 등이 훼손됐다며 광주북부경찰서에 수사를 의뢰했다.
훼손 현수막은 지난 14일 학내 홍콩시위 지지단체가 지난 1980년대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사진과 함께 현재 홍콩에서 벌어지는 시위 사진을 게시하며 한국 국민들의 관심을 독려했던 플래카드다. 이 게시물이 밤새 찢겨 있었던 것.
18일 전남대 인문대 인근에 홍콩시위에 대한 지지-비판 메모가 함께 붙어 있다. [연합] |
또한 현수막 옆 벽보에 학생들이 붙인 ‘홍콩 지지’ ‘무력진압 중단하라’ 등의 메모 옆에 ‘중국사람이 아니니 함부로 말하지 말라’ ‘입닥쳐’ 등의 시위 비판 메모들이 함께 붙어 있어 학내 갈등이 깊음을 짐작하게 했다.
18일 전남대 인문대 인근에 홍콩시위에 대한 지지-비판 메모가 함께 붙어 있다. [연합] |
앞서 전남대에서는 ‘홍콩 지지’ 현수막과 벽보에 중국인 유학생들이 침을 뱉으며 철거를 요구한 적이 있다.
이후 양측은 대화에도 합의점을 찾지 못했으며 대화 불발 직후 현수막과 벽보가 훼손되는 일이 발생하자 중국유학생들이 훼손 의심을 받고 있다.
이 같은 외국의 시위가 우리나라에서 또 다른 갈등이 되고 있는 데에는 우리의 현대사와 관련이 깊다. 일부선 39년 전 광주 민주화운동과 홍콩 시위가 매우 유사한 양상을 보여 관심이 더 많다고 말할 정도이며, 특히 광주시민들에게 홍콩 사태는 먼 다른 나라 일처럼 느껴지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편 홍콩시민들 사이에서도 시위 찬반이 갈리며 갈등을 겪고 있다.
jo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