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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럽, 고용률 높아졌지만 ‘쓰레기 일자리’만 가득”
지난 10년간 유럽 지역 1000만개 일자리 증가
대부분 알바, 임시직, 자영업 등 비정상 일자리
세계화 속 고용여건 악화…노란조끼 시위 유발

[헤럴드경제=박도제 기자] 유럽 국가들의 고용률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 수준을 보이고 있지만, ‘쓰레기 일자리’(garbage job)만 늘어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무한 경쟁을 부추기는 세계화 속에 유럽에서의 고용 및 근로여건이 악화되면서 현지 노동자들의 불만도 커지는 모습이다.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유럽 지역에서 일자리가 1000만개 이상 증가했지만, 상당수가 아르바이트와 같은 단시간 일자리나 임시직, 자영업 일자리로 나타났다.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노란조끼 시위대들이 시위 1주년을 기념한 시위를 펼치고 있다. [EPA]

일례로 유로존의 임시직 노동자 비율은 지난해에 14.2%에 이르렀으며, 가난에 빠질 위험이 있는 노동자 비율도 지난 10년간 7.9%에서 9.2%로 증가했다.

네덜란드의 경우 지난해 임시직 비율이 20.1%로 2009년 16.4%에 비해 3.7%포인트 증가했으며, 이탈리아도 16.5%로 늘어났다. 친노동적인 프랑스마저 그 비율이 16.2%로 2009년에 비해 3.2%포인트 높아졌다. 스페인은 그 비율이 26.4%에 이르렀다.

단시간 노동자도 증가 추세다. 네덜란드 노동자의 47%가 단시간 노동자며, 독일은 그 비율이 27%에 달했다.

이 같은 ‘비정상적’ 일자리 증가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화가 지속되면서 쉬운 해고가 가능해지는 등 고용 및 근로여건 유연화에 따른 것으로 이해된다.

금융 위기 이후 실업 수당 축소와 정부의 각종 사회보장정책 감소로 1500만명 이상의 유럽인들이 불안정한 직업에 놓이게 됐다고 WSJ은 전했다.

이 같은 불안정한 일자리의 증가는 각종 사회 불안으로 이어지고 있다. 프랑스에서 수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노란조끼 시위 역시 유류세 인상으로 생활고를 겪고 있는 노동자들의 분노가 폭발된 것이다.

프랑스 리용 지역 은행에서 일하는 요난 페로틴(25)은 “빚을 갚기 위해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직업은 한때 안정적인 경력 개발이 가능했으나 지금은 임시직 대행사를 통해 배치되면서 단기간 내에 해고될 위험에 놓이게 됐다. 현재 원룸 아파트에 살고 있는 그는 “앞으로의 계획을 세울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스페인의 용접공 빅토르 제라르도 폰스 아레발로 씨도 “많은 일자리가 있지면, 모두 쓰레기 일자리”라고 하소연했다. 그는 두 딸과 함께 정부 보조 공공주택에서 살고 있다.

pdj2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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