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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령화 대책 ‘부가세 인상론’ 솔솔

  • KDI, “장기적 증세 공론화 필요”
    한국 부가세 OECD평균 절반수준
    세율 인상땐 세수확보에 큰 효과
  • 기사입력 2019-11-14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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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3차례에 걸쳐 고령화에 대응하기 위한 대책을 내놨지만 재원 확보 방안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지 않았다. 하지만 저성장 시대에 현 복지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선 일본처럼 증세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14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13일 세 번째 인구대책으로 ‘고령인구 증가와 복지 지출 증가 관리 방안’을 발표하면서 추가적인 재원 확보 방안에 대해선 입을 다물었다. 다만 “중장기 재정전망 작업과 함께 중기적 관점에서 한국적 상황에 맞는 유연한 재정준칙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빠른 고령화로 인해 복지 지출 확대가 예상된다고 강조하면서도 증세 등 구체적인 재원 마련에 대한 언급이 빠지자 ‘알맹이 없는 대책’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반면 같은 날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019년 하반기 경제전망’을 통해 지출 구조조정에 집중, 재정의 건전성을 제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필요하다면 총수입 확충을 위해 증세 등을 공론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 구체적으로는 일본처럼 42년째 그대로인 부가가치세율을 인상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지난 6일 ‘저성장?초고령화 사회에 대응한 일본의 세제개혁’ 보고서를 발간,“저성장?초고령사회에 대비한 장기적 관점의 재원 마련 대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높은 경제성장을 경험한 덕에 부가세율 인상이 없이도 세수가 증가해왔지만 앞으로 생산연령인구 감소, 낮은 잠재성장률로 인한 세수 감소 우려가 있다는 게 그 근거였다.

오문성 한양여대 교수(한국조세정책학회장)는 “세율을 올렸을 때 세수 증가 효과를 가장 크게 거둘 수 있는 게 부가세”라며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우리나라처럼 부가세율이 낮은 곳은 없다. 정부도 언젠가 손을 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 세율이 10%인데 13%까지는 올릴 여력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리나라는 지난 1977년 아시아 최초로 부가가치세를 도입한 이후 10%의 세율을 변함없이 유지하고 있다. 도입 당시에는 기본세율을 13%였지만 실시 초기부터 탄력세율 하한인 10%로 적용했다. 그럼에도 반대 여론이 커지자 기본세율을 아예 10%로 낮췄다.

그 결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19.3%와 격차가 2배가량 벌어졌다. 국회예산정책처가 지난 9월 발행한 ‘OECD 주요국의 소비세제 논의 현황’에 따르면 2008~2018년 동안 OECD 회원국 중 23개국이 부가세율을 인상했다. 한국을 포함한 11개국은 유지했고, 아이슬란드만 인하했다. 이에 따라 OECD 평균 부가세율은 2008년 17.7%에서 지난해 19.3%로 상승했다.

국세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크게 하락했다. 지난 2014년까지 약 37년 동안 부가세 세수는 법인세와 소득세보다 매년 많았다. 하지만 2015년 처음 소득세에 역전당했고, 지난해엔 법인세에도 자리를 내줘 3개 주요 세목 중 세수가 가장 작았다. 부가세가 국세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 2009년 29.8%에서 지난해 24.5%로 떨어졌다. 올해도 이러한 추세가 유지될 전망이다.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우리나라 부가세가 20%를 웃도는 유럽 등에 비해 굉장히 낮은 것은 사실”이라며 “세수 확보에도 효과적이다. 지난해 정부는 소득세 최고세율을 인상했지만 세수 효과는 미미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부가세율 인상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가 있지만 정치적으로 국회를 통과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면세 범위를 좁히고, 다른 자산 관련 세율부터 올린 후 논의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안창남 강남대 교수는 “유럽 등에 비해 우리나라는 부가세 관련해 면세되는 부분이 많다”며 “면세 범위를 축소시키는 방식으로 부가세 과세를 정상화시키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부가세 인상을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통일, 외환위기 등과 같은 큰 이벤트가 있어야 논의할 수 있을 정도의 최후의 보루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경수 기자/kwat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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