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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효자상품’ 전세자금대출, 너마저…경쟁심화 예고
新예대율 규제로 대출확대 한계
경쟁 심해지면 금리 낮출 가능성

신(新) 예대율 규제 등으로 은행권이 가계대출 확대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전세자금대출이 주목받고 있다. 고마진대출로 은행 입장에선 ‘효자상품’이지만 향후 경쟁 심화와 규제 강화로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기는 힘들 전망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시중 5대은행(신한·국민·우리·하나·농협)의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76조4450억원이다. 전년대비 32% 증가했다. 지난해 40%대보다는 증가폭이 감소했지만 가계대출 증가 둔화 속에 전세자금대출의 비중이 늘어나는 추세다. 현재 전세자금대출 잔액(18.1조원)이 가장 많은 신한은행의 경우 2015년부터 올해까지 최근 5년간(3분기 기준) 가계대출 전체에서 전세자금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9%에서 16%로 7%포인트 늘었다. 같은 기간 주택담보대출 비중이 59%에서 50%로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전세자금대출은 은행 입장에서는 고마진상품이다. 주택금융공사, 주택도시보증공사 등이 90% 이상을 보증해 사실상 손실 부담이 거의 없다. 은행의 정책에 따라 금리 인하 여력이 상대적으로 높은 상품이기도 하다. DB금융투자 분석에 따르면 9월 기준 주금공의 전세자금대출 은행 평균 가산금리는 1.63%로 주택담보대출 가산금리 1.24%보다 크게 높고 신용대출(1.78%)과 큰 차이가 없다.

순이자마진(NIM) 하락 추세 속에 올해 가계대출에서 전세자금대출은 신용대출과 함께 수익성이 높은 편이었지만 무한정 늘릴 수도 없는 처지다. 신예대율 규제 시행으로 대출 확대에 근본적 한계가 있고, 정부의 가계부채 및 부동산정책에 따른 규제도 늘고 있다. 당장 이달 11일부터 9억원 이상 고가주택 보유자의 전세자금대출의 공적 보증도 제한됐다.

다만 대출 시장에서 은행권 전반에 경쟁이 심화하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혜택을 볼 수도 있다. 타행대비 낮은 예대율로 대출을 늘릴 여력이 많았던 농협이 올 여름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크게 낮췄던 것처럼 금리 변동폭이 큰 편이다. 이미 경쟁이 심해 마진이 극히 낮은 주담대나 집단대출과 상황이 다르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안심전환대출 등으로 인한 자산감소분을 메우기 위해 은행들이 안전한 대출을 늘리는 데 주력하면서 NIM 하락 압력이 예상된다”며 “전세자금대출은 은행간 가산금리 차이가 크기 때문에 경쟁으로 마진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오연주 기자/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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