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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시아나 품는 HDC현산…변수 뚫고 경영 정상화까지 안착할까
-신주ㆍ구주 가격 놓고 세부조건 ‘줄다리기’
-공정거래법상 에어부산 나머지 지분 인수 변수
-인수 후 구조조정 예고…추가 부담 커질듯
서울 강서구 오쇠동 아시아나항공 본사 로비에 모형 비행기가 전시되어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사실상 우선협상대상자로 결정된 가운데 금호산업과의 구주가격 ‘밀고당기기’, 분리매각 가능성 등 변수를 넘어 매각 작업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우선협상대상자에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을 사실상 확정하고 본협상에 들어간다.

금호산업과 세부 조건을 두고 줄다리기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신주·구주 가격을 놓고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기까지 구체적인 협상을 벌려야 하기 때문이다. 매각은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주식 6868만8063주(지분율 31.0%·구주)와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하는 보통주식(신주)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우선협상자는 실사를 진행하면서 돌발 채무 가능성을 검토하며 인수가 낮추기에 들어간다. 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은 그룹 재건을 위해 몸값(구주)을 높이려는 금호산업과 경영 정상화를 위한 신주에 무게를 둔 아시아나항공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

업계는 낮은 구주 가격을 이유로 금호산업이 매각을 유찰시킬 가능성은 적다고 분석한다. 1차 매각이 유찰되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2차 매각의 주체로 나서 금호산업 구주를 팔 수 있는 ‘주식처분대리권’ 조항을 발동할 수 있어서다.

금호산업이 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물밑 접촉을 가지고 구체적인 매각 조건을 협상 중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에어부산도 변수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에어부산의 지분은 약 44%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 항공을 인수하면 지배구조가 ‘HDC→HDC현대산업개발→아시아나항공→에어부산·에어서울’ 순으로 재편된다. 공정거래법은 ‘지주사의 손자회사는 증손회사의 지분을 100% 보유하거나, 이를 준수하지 못하면 2년 내에 처분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즉, HDC현대산업개발이 에어부산까지 인수하려면 나머지 지분 56%를 함께 사들여야 한다는 의미다.

‘통매각’이 원칙이지만 분리 매각 가능성을 열어놔 자회사를 따로 매각할 가능성도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자회사를 모두 안고 간다면 아시아나항공 아래에 자회사인 에어서울, 에어부산, 아시아나IDT 등 6개 회사를 두게 된다.

서울 강남구 HDC현대산업개발 본사 모습. [연합]

인수 이후 과제도 적지 않다. 노선과 탑승석 개편으로 비용 절감에 속도를 냈던 아시아나항공의 경영 정상화 작업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취약한 재무구조 개선과 비수익 노선 복구를 통한 노선 경쟁력 강화, 안전성 논란을 빚은 노후 기재도 교체해야 한다. 일본 불매 운동 이후 항공 산업의 전반적인 성장률 하락이나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수익성 하락도 넘어야 할 산이다. 환율 및 유가 변동, 미-중 무역분쟁 등도 불확실성을 가중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국내 2위 항공사에 어울리지 않는 애매한 포지션도 부담 요인이다. 단거리 노선에서 저가항공사의 점유율 확대가 꾸준해서다. 특히 주요 노선인 중국 노선이 저가항공사에 대규모로 개방되면서 아시아나항공의 강점이었던 중국 노선의 운임 하락과 점유율 하락이 불가피하다. 장거리에서 대한항공 대비 경쟁 우위를 점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업계는 아시아나항공의 새 주인인 HDC현대산업개발이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단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호텔, 레저, 면세점 사업과 연계한 관광사업 전반의 시너지를 내기 위한 필수적인 과정으로 분석된다.

재계 관계자는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이후 면세점, 관광, 화물 사업 연계 등 시너지 효과는 과장된 부분이 없지 않다”며 “수익성을 우선한 지배구조 개편과 꾸준한 현금 창출을 위해서라도 경영정상화를 성공적으로 이끄는 것이 새 주인의 최대 목표일 것”이라고 말했다.

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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