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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T노동자 46% 점심시간 포함해도 휴게시간 1시간 미만
주52시간제 시행 후 야근은 줄고 강도는 높아져
한국노총, ‘IT노동자 노동환경 개선방안’ 국회토론회

[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 정보기술(IT) 노동자의 46%가 점심시간을 포함해도 하루 휴게시간이 1시간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노총 산업안전보건연구소 자료]

8일 한국노총 산업안전보건연구소가 2019년 4월부터 10월까지 IT노동자 136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와 16명을 대상으로 한 심층면접조사(FGI)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46.4%가 점심시간을 포함한 휴게시간이 1시간 미만이라고 응답했다.

또한 응답자의 80.4%가 하루 8~10시간 근무한다고 밝혔다. 주당 평균 야근시간도 주 5시간 미만이라고 응답한 경우가 52.9%에 달해 이전조사와 같은 장시간 노동사례는 나타나지 않았다.

근무시간과 휴게시간이 동시에 줄어든 셈이다. 이는 최근 이슈가 된 게임회사의 휴게시간 제한 등과 비슷한 양상이 IT업체들에서 행해지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또한 심층면접조사에서도 휴일 근무 시 주휴수당 대신 대체휴가를 지급하는데 이마저도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거나 프로젝트나 파견 등의 이유로 연차 사용을 못하게 하는 경우가 잦은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업무시간은 줄었으나 업무강도는 증가하였고 이에 따라 노동자 개인이 느끼는 직무스트레스 역시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직무스트레스와 관련, 응답자의 74.2%는 여전히 업무량이 많고 높은 수준의 요구에 쫓기면서 작업한다고 답했다. 61.8%는 여러 업무를 동시에 수행한다고 응답했다. 또한 회사가 자신이 보유한 기술보다 높은 수준의 기술을 요구한다고 응답한 경우도 78.7%로 조사됐다.

증가한 직무스트레스는 피로도 증가로 이어졌다. 응답자의 40.1%는 피로감으로 인해 업무수행에 차질이 있다고 응답했고, 퇴근 시 번아웃을 경험한 경우도 47.8%에 달했다. 또한 응답자의 39.7%가 주관적으로 느끼는 피로감이 과거보다 증가했다고 답했다.

더 큰 문제는 IT노동자들이 업무강도와 압박을 자기개발이나 기술역량강화로 이해하고 있고 일정부분 수긍하고 있다는 것이다. 심층면접조사에서 한 IT노동자는 “IT업체에서는 근무와 공부의 경계가 모호하다. 관리자들이 업무에 대해서 평가하면서 ‘배우는거야’, ‘널 위한거야’라고 말하는 경우도 있다.” 고 응답하기도 했다.

위디스크 사태 이후 문제가 되었던 직장 내 괴롭힘은 여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실태조사 응답자의 19.4%는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했거나 목격한 바 있다고 답했고, 이 중에 자살과 같은 극단적 선택을 고려한 비율도 13.6%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 내 괴롭힘의 주체는 경영진 보다는 팀장급 관리자가 33.90%, 동료가 31.60%로 나타났으며 회사에서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경우는 81.1%에 달했다. 위디스크 사태 1년이 지났지만 IT노동자의 삶은 그다지 달라지지 않은 셈이다.

한편 한국노총은 이날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의원실과 함께 국회의원회관에서 'IT노동자 노동환경 실태 및 직무스트레스 개선방안'에 대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에 앞서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이번 토론회가 IT노동자들의 고충을 이해하고 힘이 되어 주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한국노총은 앞으로도 IT노동자들의 노동환경 개선을 위해 힘쓰겠다”고 밝혔다.

dew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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