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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융도 수출사업”…'김치본드' 규제완화 요구 봇물
국내 채권시장 2000조지만 국제채 미미
QIB제도 한계 있어…유가증권 인정해야
대만, 규제완화로 발행량 5년만에 18배↑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2000조원 규모로 성장한 국내 채권시장에서 소외된 국제채 발행을 활성화하기 위해선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증권업계가 한목소리를 냈다.

7일 오후 금융투자협회가 개최한 채권포럼 ‘글로벌 채권시장 전망과 국내 국제채 시장 활성화 방안’에서 발표자로 나선 김경민 한국스탠다드차타드증권 이사는 “국내 채권시장에 2000조원의 발행물량이 있지만 해외물은 없고 대부분 원화채”라며 “국내 기관투자자들은 해외에 나가서 해외투자를 하고, 증권사들은 비싼 환헤지 비용을 부담하고 해외채를 산다”고 지적했다.

김 이사는 “국제채 시장을 개방해 해외 이슈어(발행기업)가 한국에서 발행할 수 있으면 금융이 대외 수출사업이 될 수 있고, 국내 투자은행(IB)들이 일본 노무라·다이와 증권 같은 글로벌 플레이어로 성장할 수 있다”며 대만처럼 과감한 규제 완화를 통해 해외기업들이 국내에서 '김치본드'(한국에서 발행되는 외화표시 국제채)를 발행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 대만은 글로벌 이슈어 유치를 위해 제반서류를 영문으로 작성하도록 하는 등 발행절차를 간소화하고 유로클리어 등 국제예탁기관 이용을 허용하고 있다. 이에 포모사본드(외국 기관이 대만에서 대만달러가 아닌 통화로 발행하는 채권) 발행규모는 2013년 18억달러에서 지난해 340억달러로 성장했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채권전략파트장은 이와 관련 “대만은 국내총생산(GDP)의 10%에 달하는 외화채가 포모사본드 시장을 통해 대만 역내에서 발행된다”며 “대만 보험사의 외화투자한도(현재 65%)에서 포모사본드를 제외하며 투자가 활성화됐다”고 소개했다.

국내의 경우 국제채 활성화를 위한 적격기관투자자(QIB) 제도가 있지만, 국문 서류 제출 의무와 까다로운 당국 승인 절차 때문에 해외 이슈어들의 접근을 어렵게 한다는 지적이다. 김치본드의 주요 투자자인 국내 보험사 입장에서도 김치본드가 ‘대출’로 분류돼 좋은 물건이 발행되어도 매입하기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패널로 참여한 김경헌 KB증권 상무도 “QIB 채권이 사모채권으로 분류돼 보험사는 대출과 동일한 충당금을 쌓아야 하고 유동성프리미엄도 고려하면 수익률이 떨어진다”며 “제도가 잘 되려면 유가증권으로 인정해줘야 한다”고 규제 완화 주장에 힘을 실었다.

정재룡 금융감독원 부국장은 “국제채 시장 활성화는 당연히 필요하고 불필요한 규제는 과감히 걷어내겠지만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 정보 비대칭성, 리스크 관리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당국 입장을 밝혔다.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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