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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정규의 작살]다시 소환된 김일성 가면 vs 김일성 배지
평창올림픽 ‘김일성 가면’ 보도..언론사 결국 기사삭제·정정보도
이번에 은수미 성남시장에게 씌운 가면..국가보안법위반 말이 될까

[헤럴드경제(성남) 박정규 기자] 2018년 2월 10일 북한 응원단이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첫 경기에서 남성 얼굴 가면을 쓰고 응원했다. ‘김일성 가면’이 아니냐는 억측이 나왔다. 한 매체는 북한 응원단이 남한에도 널리 알려진 가요 ‘휘파람’을 부르며 가면을 쓴 사진을 ‘김일성 가면’이란 설명을 달아 보도하면서 논란은 촉발됐다. 통일부는 11일 “북한 응원단이 쓴 가면은 ‘휘파람’을 부를 때 남자 역할 대용으로 사용되는 ‘미남 가면’”이라고 해명했다.

북한 전문가들도 ““체제존엄으로 숭배하는 김일성 얼굴을 오려 응원 ‘소품’으로 사용하는 것은 북한에선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국민의당·바른정당 등 보수 야당들은 “북한 응원단이 사용한 남성 가면은 ‘김일성 가면’이다. 북한에 사과와 재발방지를 요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남 가면’을 ‘김일성 가면’이라고 처음 보도한 ‘노컷뉴스’는 기사를 결국 삭제했다. 오보 사과문도 냈다. CBS는 “독자 여러분께 혼란을 끼친 점 사과드리며 앞으로 정확하고 공정한 보도에 더욱 힘쓰겠다. 아울러 삭제한 기사를 인용해 보도하거나 정파적 주장의 근거로 삼는 일이 없기를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당시 일부 신문은 논설을 통해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관계에 청신호가 켜지는 와중에 뭐라도 트집을 잡고 싶은 보수야당들의 저열한 공세라고 지적했다. ‘거짓의 가면’을 쓰고 남을 비판하는 것만큼 위험한 일은 없다고 했다. 야당의 공세에 더불어민주당은 “김일성 가면 논란은 단순 해프닝으로 끝났다. 응원노래에 맞춘 단순 미남 가면이며, 최초로 보도한 언론사는 해당 기사를 이미 삭제했고, 정파적으로 이용하지 말라는 당부와 함께 공식적으로 사과 표명까지 한 상황”이라며 “부화뇌동하여 꼬투리 잡아 재 뿌리는 야당의 행태는 심히 유감”이라고 했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방남한 김여정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북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 등 참석자들이 이날 오후 강원도 강릉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B조 조별리그 1차전 남북단일팀과 스위스의 경기를 관전했다.

소위 ‘김일성 가면’ 색깔론은 1년8개월만에 성남에서 또 재현됐다. 이번 표적은 은수미 시장이다.

평창올림픽 논란이 된 '김일성 사진'(왼쪽 연합뉴스제공)과 성남민예총 소품으로 사용된 김일성 배지(오른쪽 )

은수미 성남시장은 6일 자신의 SNS를 통해 자유한국당의 색깔론 공격에 "철지난 색깔론으로 시정을 가로막지 말라"고 일갈했다.

앞서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과 성남시의회 자유한국당은 성남민예총(성남한국민족예술단체총연합)이 김일성 전 북한주석 배지가 달린 의상을 입고 공연한 사진을 자신의 SNS에 올리고 성남시가 지원한 행사라는 점을 문제삼았다. 이념 논쟁이 시작됐다.

성남민예총은 "북의 아들과 남의 어머니의 남북이산가족의 아픔을 담은 퍼포먼스일 뿐"이라며 "현장에서 본 공연을 지켜보지도 않고, 공연 전반의 내용과 흐름을 전혀 알지도 못하시는 분이 공연의상을 문제 삼아 내용을 왜곡했다"고 반박했다.

논란이 일자 은수미 시장은 "후원을 했다하더라도 주최 측의 공연 소품까지 세부적인 사항을 일일이 관리하거나 통제할 수 없다"면서 "(공연) 내용은 평화 염원에 대한 일반적인 이야기일 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때 아닌 색깔론은 나아갈 우리 미래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며 시대를 거스르는 퇴행일 뿐이다. 멈춰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보수성향 시민단체인 장기정 자유청년연합 대표는 은 시장과 성남 민예총 관계자 등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7일 고발한다고 밝혔다. 이들의 논리라면 평창올림픽때 ‘김일성 사진’ 공연 자체를 허용했다는 이유로 문재인 대통령을 국가보안법 위반일까. 보수진영 논리라면 드라마, 영화에 나오는 김일성이나 북한 장면이 나오면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해당PD, 영화사대표가 국가보안법위반으로 고발돼야하지않을까라는 의문이 든다. 평창올림픽 ‘김일성 가면’ 논란이 성남에 재 소환돼 은수미 성남시장에게 책임을 덧씌우는 것 자체가 어설픈 한 편의 공연이라는 지적이 높다 . 통일을 향한 문재인 대통령 방북은 어떤 식으로 해석해야할까. 국민 세금으로 북한에서 일정을 보낸 문 대통령에게 국가보안법 위반을 적용해야할까. 결론은 아니다. 이념 논쟁에 사로잡힌 색깔론도 어느 선이 있어야한다. 표현의 자유가 보장된 문화예술 창작영역에서 등장한 일개 소품에 국가보안법을 적용한다는것 자체가 코미디에 가깝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체적인 북한 찬양 맥락이 아닌 소품일 뿐이기때문이다. 왜 이런 논쟁을 시도하는지 안타깝다는 국민들이 늘고있다. 평창올림픽 김일성 가면에서 시작된 이념논쟁은 결국 성남민예총 공연 소품 김일성 배지에 옮겨붙었다.이러한 색깔론은 통일을 향한 국민 염원에 역주행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fob14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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